박테리아 평균 67종 서식 … T자형에 아래위로 뻗은 모양 선호
배꼽은 배꼽 유두와 배꼽테로 나뉜다. 배꼽 유두는 내부에 약간 융기된 부분으로 지방이 없고 피하조직이 적어 움푹 들어간 형태를 이룬다. 배꼽테는 배꼽 유두 주변의 벽과 같은 형태를 띠며 이 부위가 좁아지지 않고 남아 있으면 배꼽탈장이 발생할 수 있다.
흔적기관의 하나로 특별한 기능은 없지만 사람마다 배꼽이 위치하는 부위가 거의 동일해 신체의 위치 기준점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높이는 척추뼈 중 허리뼈(요추) 3번과 4번 사이이며, 배꼽 주변의 허리부위 피부는 10번째 가슴 피부분절이다.
로마에서는 로마 제국의 지역 간의 거리를 측정하는 원점을 로마 시 한가운데 두고, 배꼽(umbilicus)이라고 불렀다. 이 시대에는 배꼽을 세상의 중심으로 생각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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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가장 많이 발견된 포도알균은 해로운 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방위군 역할을 한다. 다음으로 많이 발견된 바실루스균은 발냄새 등 각종 악취의 원인이 되지만 곰팡이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순기능도 수행한다. 배꼽 깊숙한 곳에 사는 단구균은 산소가 없는 곳에서도 생존할 수 있을 정도로 강인한 미생물이다.
박테리아와 상관없이 배꼽의 생김새로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핀란드 헬싱키대 아키 싱코넨 박사는 “너무 마르거나 살찌면 배꼽 모양이 예쁠 수 없고, 태어날 때 엄마의 건강이 좋지 않은 경우에도 배꼽 모양이 이상해진다”고 말했다.
또 싱코넨 박사의 연구결과 사람들이 가장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배꼽의 형태는 T자형에 아래 위로 뻗은 모양이었다. 반면 배꼽이 너무 크거나 돌출형이면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싱코넨 박사는 “매력적인 배꼽은 유전학적으로 건강하게 태어났고 현재 건강도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배꼽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보이는 질환은 탈장이다. 탈장은 장기가 제자리가 아닌 다른 조직을 통해 돌출되거나 빠져 나오는 질환으로 몸의 어디에서든 발생할 수 있다. 가장 흔한 서혜부탈장부터 대퇴탈장, 배꼽탈장, 상복부탈장 등 발병 위치도 다양하다. 일상생활 도중 갑자기 배꼽이 빠지는듯한 느낌이 들면서 복통과 구토가 동반되면 탈장을 의심해볼 수 있다. 정민 가천대 길병원 외과 교수는 “탈장을 그대로 두면 시간이 지날수록 장이 밀고나오는 정도가 심해져 서혜부탈장인 경우 음낭이 비대해진다”며 “작은 구멍으로 탈장될 경우 복압이 상승하면서 평소보다 장이 심하게 빠져나와 제자리로 들어가지 못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탈장은 발견하는 즉시 수술로 치료하는 게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소아에서 주로 발생하는 배꼽류(배꼽탈장)는 앞복벽의 선천적으로 결손돼 복강내 기관이 탈장되는 질환이다. 출생아 5000명당 한 명 정도에서 발견되며 산모의 나이가 너무 많거나 적을 때 발생률이 높아진다.
보통 임신 4주에서 6주 사이에 배아의 체벽이 닫힌다. 배아기의 체벽은 상부, 측부, 하부로 이뤄지며 이 중 특부 체벽이 닫히지 않는 질환을 배꼽류라고 한다. 에드워드증후군이나 파타우증후군과 같은 유전질환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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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꼽이 나오지 않도록 동전이나 반창고로 붙이는 경우 오히려 염증을 유발할 수 있어 건드리지 말고 놔두는 게 좋다. 배꼽탈장이 심하면 비집고 나온 장이 꼬이는 경우도 있지만 매우 드물다. 2~3세가 넘어서도 배꼽탈장이 좋아지지 않고 점점 커지면 수술이 필요하다.
성인이 된 뒤에도 배의 복벽이 갑자기 늘어나 배꼽이 열릴 수 있다. 쌍둥이 등 다태아를 가지거나, 양수 과다로 배가 많이 불어났거나, 간경화로 갑자기 복수가 많이 찼을 때가 대표적이다. 배꼽이 열리면 배 안의 장기가 열린 틈으로 밀고 나와서 불룩하게 튀어나온 덩어리를 형성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배꼽 탈장의 열린 부위는 비교적 작아서 손가락이 들어가지 못할 정도의 크기다. 이 작은 틈으로 배 안의 장기가 돌출되고, 이 상태가 어느 정도 유지되면 돌출된 곳의 혈액 공급이 차단돼 조직이 썩게 된다.
정민 교수는 “배꼽은 배의 피부보다 내려앉아 있어 손이 잘 닿지 않으므로 청결히 관리해야 한다”며 “여름에 관리를 소홀히 하면 냄새가 나기도 하고, 너무 자주 만지거나 씻으면 염증이 생겨 아픈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꼽의 모양을 예쁘게 하려는 노력도 좋지만 약간의 정성을 들여 배꼽 위생에 신경 쓰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취재 = 박정환 엠디팩트 기자 md@mdfac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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