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8개단체 12곳 22일 동시 수색… 시위무기 의심 절단기-밧줄도 발견 PC 52대중 46대 저장장치 사라져… 민노총 “집회와는 관련 없는 물건들”
경찰이 21일 민주노총 본부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물품을 공개하고 있다. 압수품 중에는 경찰 무전기와 헬멧을 포함해 손도끼, 해머, 절단기, 밧줄 등도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서울지방경찰청 불법 폭력시위 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7시 반부터 약 9시간 동안 서울 중구 민주노총 본부와 서울본부, 금속노조 본부와 서울지부, 건설산업노조 건설노조 플랜트노조 공공운수노조 등 8개 단체의 사무실 12곳을 압수수색했다. 민주노총 본부 압수수색은 1995년 단체 설립 이후 처음이다.
압수수색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민주노총 일부 사무실에서 압수한 컴퓨터 52대 중 46대의 저장장치가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22일 “업무용으로 쓰이는 컴퓨터의 탈착식 저장장치를 조합원들이 외부에 갖고 나간 것으로 보인다”며 “문서 파쇄 등을 지시한 정황도 있다”고 말했다.
광고 로드중
앞서 20일 경찰은 이번 시위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묻기 위해 별도의 민사소송 준비팀을 만들었다. 정용선 경찰청 수사국장은 준법 집회시위가 정착될 때까지 불법 폭력시위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며 “다음 달 5일 예고된 2차 투쟁대회에서도 불법 폭력행위는 있어서도 안 되고 용납하지도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시위와 관련해 217명을 수사 중이며 이 중 7명을 구속하고 4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투쟁본부 측은 “폭력 사태의 근본 원인은 차벽과 경찰 2만여 명을 동원해 시민의 이동을 막은 정부의 원천 봉쇄에 있다”며 “다음 달 5일 다시 한 번 민중의 요구를 분명히 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훈상 tigermask@donga.com·김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