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투수코치 정재복.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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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생활 마감…넥센 3군 투수코치
“플레이오프 한번 뛰지 못해 아쉽다”
“뱃속 튼튼이(태명)한테 공 던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게 제일 아쉽죠.”
정재복(34·사진) 넥센 3군 투수코치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4일 발표된 넥센의 코칭스태프 개편에는 어렵게 현역생활을 이어오던 그의 이름이 올라있었다. 올해 초 스프링캠프에서 재기의 칼날을 갈았지만 끝내 1군 등판은 없었다. 2003년 LG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이후 통산 278경기에 등판해 31승39패20세이브, 방어율 4.57(640.1이닝 325자책점)의 성적을 남긴 채 선수생활을 마무리했다.
아쉬움이 가득했던 현역생활이었다. 2002년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이듬해부터 급격하게 추락한 LG에서 암흑기를 오롯이 견뎌야 했다. 선발과 중간, 마무리를 오가며 마운드에서 활약했지만 포스트시즌 한번 경험할 수 없었다. 그는 “우승이야 하늘에서 정한다고 하지만, 플레이오프 한번 뛰지 못한 것은 두고두고 아쉽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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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이 많았기에 정 코치의 부모님과 아내 모두 ‘인생 2막’을 반겼다. 부상으로 신음하며 잠을 이루지 못했던 나날들. 그는 “부모님께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게 힘들다는 걸 알고도 말씀하시지 않으셨다. 그래서 코치가 됐다는 말에 더욱 반가워하셨다. 훌륭한 지도자가 될 거라고 많은 격려를 해주셨다”고 밝혔다.
아직 코치 명함이 낯설다. 그는 “코치보단 ‘형’이 앞선다”며 웃었다. 이어 “선수생활을 하면서 소통이 참 힘들다는 걸 느꼈다. 선수들의 고민을 이해하고 보듬는 코치가 되겠다. 단점보다 장점을 살필 수 있는 코치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