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유명 우유업체 ‘뮐러’가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출시한 한정판 우유병 때문에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아이들이 많이 마시는 우유병에 야한 ‘핀업걸(pin-up girl)’ 그림을 새겨 넣었기 때문. 또한 초코 맛 우유에는 흑인 여성, 바나나 맛 우유에는 금발의 백인 여성 이미지를 써 인종차별 논란까지 촉발했다.
16일 미국 뉴욕데일리뉴스에 따르면 문제의 우유병은 현재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판매 중이다.
우유병은 각각의 특징 맛을 강조하는 이미지를 사용했다.
반면 바나나 맛 우유에 금발의 전형적인 백인 여성의 이미지를 넣었다. 금발 여성은 산타클로스 모자와 짧은 치마, 굽 높은 구두를 제외하고 아무 것도 몸에 걸치지 않았다. 헤이즐넛 맛 우유에는 반쯤 벌거벗고 누워있는 핀업걸의 이미지를 사용했다.
핀업걸은 성적 매력을 내세운 여자 사진·삽화 모델을 뜻하는 용어로, 주로 스타킹을 신은 채 하늘을 향해 다리를 뻗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인들이 매력적인 여성의 사진이나 그림을 사물함 벽에 핀으로 꽂아둔 것에서 유래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이 같은 우유병을 시장에 내놓은 밀러를 질타하는 글이 넘쳐난다. 뮐러의 상술에 분노한 이들은 “이 제품을 사지 않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한 트위터리안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음료가 여성을 성적대상으로 삼았다”며 “부끄러운 줄 알라”고 질타했다.
뮐러 측은 여성을 성적으로 이용했다는 성차별 논란에 대해 “최근 텔레비전과 광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벌거벗은 몸보다 1950년대 핀업걸 사진이 훨씬 노출이 적다”며 성차별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한 인종차별 논란에 대해서도 “우리는 절대 인종차별을 의도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뮐러 측은 해당 상품은 올 연말까지만 판매한다면서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준 고객도 꽤 있다”고 강조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