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현·산업부
폴크스바겐 딜러사의 한 관계자가 최근 기자에게 한 말이다.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 사건으로 지난달 폭스바겐코리아 판매량이 전월 대비 67.4% 급감하자 차 가격을 대폭 깎아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폭스바겐코리아는 11월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를 통해 차를 사면 모든 차종에 대해 사상 처음으로 무이자 할부를 적용한다.
다른 수입차들도 프로모션 경쟁이 치열하다. 이달에만 총 4대의 차량에 화재가 발생해 구설수에 오른 BMW코리아는 BMW파이낸셜서비스를 통해 3시리즈, 5시리즈 구매 시 보증기간을 1년 연장해 준다.
한 딜러사 관계자는 “지난달 독일 수입차업체의 판매량이 감소하자 BMW 5시리즈의 할인율은 최대 15%, 아우디 A6는 16%로 껑충 올랐다”며 “상대적으로 할인을 덜 하던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도 사상 최대 수준인 10%까지 깎아주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할인을 해주면 판매량이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가격을 깎아준다는데 마다할 소비자는 없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월마다, 주마다 고무줄처럼 바뀌는 차 가격 때문에 누군가는 수백만 원을 더 주고 차를 사야 한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수입차 평균 수리일은 8.8일로 국산차 4.9일보다 3.9일 길다. 9월 말 기준 국내 20개 수입차 브랜드의 공식 서비스센터는 344개에 그친다. 독일 중형차를 모는 한 지인은 “공식 서비스센터에 맡겼는데 수리에 보름이 넘게 걸렸다”고 불평하기도 했다. 수입차 업체들이 가장 중요한 ‘신뢰’를 얻기보다 당장 ‘판매’에 급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강유현·산업부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