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 앞에 ‘말춤’ 조형물 재능기부하는 황만석 작가
6일 서울 강남구 언주로 아톰포토스튜디오에서 만난 황만석 작가.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논란의 조형물을 만들기로 한 황만석 한국시각정보디자인협회 작가(49)는 8일 “청동으로 만들기 때문에 재료비를 아무리 적게 잡아도 4억 원이 든다. 건물 앞에 세워지는 청동 조형물은 30억 원이 넘기도 한다”며 비난이 확산되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재료비를 제외한 인건비는 모두 그의 재능기부로 해결한다. 삼성 갤럭시 시리즈의 비주얼 디렉터인 황 작가는 올해 홍콩영화제 ‘금상장’의 시각화 작업도 맡았다.
2012년 7월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발표된 이후 유튜브에 올라온 뮤직비디오는 현재까지 24억4330만 뷰를 넘기며 기네스 기록에 등재됐다. 흘러간 노래가 아니라 지금도 매일 100만 뷰씩 올라가고 있다. 황 작가는 “가수 한 명의 히트곡이 아니라 영원한 기록으로 남겨야 하는 일종의 사건인 셈”이라고 평가했다. 일부의 비난에 대해서도 “문화콘텐츠의 가치를 너무 낮게 평가하는 것 아니냐”며 “4억 원을 들여 100억 원, 1000억 원씩 버는 관광자원이 된다면 정말 훌륭한 투자 아니냐”고 반문했다. 말춤의 손동작을 떠올린 것은 그 ‘손목’에 세계인과 한국인이 공유하는 기억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조형물은 아래 작은 지구를 감싸는 형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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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1일경 완성되는 ‘강남스타일’. 서울 코엑스 앞에 설치되는 이 조형물은 밤에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비춰진다. 강남구 제공
정부는 2016∼2018년을 한국 방문의 해로 정하고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텅 빈 궁궐 둘러보고, 불고기나 삼계탕을 먹은 뒤 면세점 관광을 하는 지금의 방식은 곧 한계에 부닥친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황 작가는 “비어 있는 궁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홀로그램으로 한글을 창제하는 유학자들의 모습을 드라마틱하게 연출하는 식의 ‘이야기(스토리텔링)’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