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송모 씨(43)는 치매를 앓다 병원에 입원한 어머니 김모 씨(당시 69·여)가 연락이 두절되자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1972년 입양된 뒤 결혼해서 분가할 때까지 함께 살았던 어머니는 2007년 9월 치매 진단을 받은 후 지속적으로 통원 치료를 받던 차였다. 경찰 조사 끝에 인천에 있는 막내 외삼촌 집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송 씨는 연락했지만 어머니와의 통화를 제지당했다. 김 씨는 아들과 전화연락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다.
두 달 뒤, 20억 원 상당의 건물을 가지고 있던 김 씨는 “모든 재산 관리와 처분을 자신의 동생 2명에게 일임한다”는 위임약정서와 “사후 재산도 모두 동생에게 주며 양자는 아무런 재산도 상속할 수 없다”는 유언공정증서를 썼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송 씨가 어머니를 금치산자로 선고해달라며 법원에 심판을 청구했다. 금치산자가 되면 법원이 어머니에게 붙인 임시후견인이 어머니의 법률 행위를 취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해 9월 법원은 외삼촌에게 “후견인 동의 없이 어머니의 재산처분을 금지한다”고 결정했으나 외삼촌은 통보 당일 건물을 급매하고 소유권 이전등기까지 마쳤다. 법원은 김 씨에 대한 성년 후견 개시 결정을 했고, 김 씨의 성년 후견인이 된 법정 대리인이 김 씨의 재산을 원상복구하라며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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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