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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이 미래다]강연·체험 프로그램 함께하며 ‘인문공동체’로 뭉친 지역사회

입력 | 2015-10-26 03:00:00

‘인문도시’ 프로젝트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인문학 강좌나 행사를 지원하는 인문학 대중화 사업을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그중 2012년부터 인문학 성과를 지역주민들과 함께 나누는 ‘인문도시’ 프로그램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2012년 2곳에서 시작한 인문도시 사업은 2013년 5곳으로, 지난해에는 17개로 늘었다. 올해는 25개 인문도시 지원사업을 펼치면서 지역의 인문자산을 활용한 강좌, 체험, 축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자연스럽게 인문학의 저변을 확대하면서 ‘인간과 그 삶의 가치’ 회복을 추구하는 인문공동체가 꾸려지는 과정이다.

팍팍한 일상 속에서 인문학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던 일반 시민들에게 삶의 터전 속에서 문사철을 만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진 것. 인문학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인문학의 효용성과 가치에 대한 인식까지도 높아지는 성과를 얻었다.

한편으로는 일반 시민에게는 어렵게만 느껴지고, 학자의 영역으로만 보이던 인문학을 가깝게 느끼면서 학계와 일반 사회의 소통의 폭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문학의 사회적 효용과 역할이 커진 것이다.

인문도시 사업이 활발한 곳으로는 서울 종로구를 첫손에 꼽을 수 있다. 한국연구재단의 2014년도 인문사회분야 학술지원 사업에 성균관대와 종로구가 함께하는 ‘인문도시 종로, 600년의 전통에서 미래의 길을 찾다’ 프로젝트가 선정되면서, 인문도시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지역의 문화자산인 ‘궁(宮)’을 활용한 프로그램들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종로구청, 종로도서관,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 등에서 ‘궁’을 주제로 인문 강연과 인문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시민들의 참여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이를 통해 종로구는 인문체험과 인문강연, 인문축제 등의 대규모 인문학 항연이 펼쳐지는 지역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얻게 됐다.

경북대 인문학술연구원이 주도하는 인문도시 사업도 주목받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지난해부터 대구 중구와 함께 지역 인문문화자산을 활용한 프로그램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경북대 인문학 연구자들의 우수한 성과들을 지역주민들과 공유한다는 점에서 많은 호응을 받았다.

‘영상으로 보는 달성토성’ ‘100년 이웃, 대구화교의 삶과 공간’ ‘대구근대골목투어’ ‘북성로시간여행’ 등 지역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강의들이 많았다. 인문학을 통해서 지역의 역사를 재발견하고 근대도시의 역사성까지도 이해하는 시간이었다. 근대성과 인문정신을 시민의 눈높이에서 바라보면서 인문학과 시민들의 소통이 이뤄졌다는 호평을 받았다.

앞으로도 한국연구재단과 교육부는 인문학을 기반으로 인간다움을 회복하고 인간다운 삶을 구현한다는 인문학 본래의 가치에도 집중하는 한편 지역 및 국가 정체성 확립, 사회통합, 건전한 시민정신, 전통문화의 계승 발전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