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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청년도… 50대 주부도… “취업 희망 찾았어요”

입력 | 2015-10-23 03:00:00

[2015 리스타트 잡페어-다시 일하는 기쁨!]구인-구직 열기 가득한 행사장




광화문광장서 일자리 대축제 2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새 일자리를 찾는 경력 단절 여성과 중장년 퇴직자 2만5000여 명이 모여 북적였다. 이들은 “새로운 희망과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입을 모았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전영선(가명·53·여) 씨는 다음 달이 되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관둬야 한다. 11월은 막내아들이 제대를 하는 달이기도 하다. 복학을 위한 등록금 마련이 걱정이다. 전업주부였던 전 씨는 6년 전부터 일을 시작했다. 학교에서 과학 실험 준비를 돕는 과학실무사로 일했는데 세 차례나 학교를 옮겼다. 학교에서는 근무한 지 2년이 다 돼 가면 어김없이 해고를 통보했다. 직원을 고용한 기간이 2년을 넘기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시켜야 하는 법을 피해 직원을 그만두게 한 것이다. 전 씨는 “업무를 익히고 일터에 적응할 만하면 직장을 옮겨야 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해고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22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15 리스타트 잡페어’를 찾은 전 씨가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부스였다. 이날 스타벅스는 하루에 5시간씩 일하는 시간선택제 바리스타 채용을 위한 상담을 진행했다. 주부로서 집안일도 챙겨야 하는 전 씨에게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제격이다. 전 씨는 “스타벅스가 과연 나이 쉰을 넘긴 여자를 뽑아 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처음에 일을 할 때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막상 의지를 갖고 하면 어떤 일이든 잘할 수 있었다. 바리스타도 마찬가지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 재취업 희망 찾는 주부·중장년층

리스타트 잡페어 행사에는 전 씨처럼 일하고 싶은 주부와 중장년층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시간선택제일자리관과 중장년일자리관 등을 돌며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행사에 참가한 기업들은 구직자들의 상황을 잘 이해하는 직원들을 내보내 효과적인 상담이 이뤄지도록 했다. IBK기업은행 부스에서 상담원으로 나선 유지윤 씨(47·여)는 2013년 시간선택제 근로자로 채용됐다. 현재 고객센터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일하고 있다. 이날도 본인의 근무 시간인 4시간에 맞춰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부스를 지켰다. 유 씨와 상담을 한 여성들은 주로 ‘원하는 시간 선택이 가능한지’와 ‘정말 정규직과 대우가 같은지’ 등을 물었다. 또 유 씨가 시간선택제 근로자인 것을 알고는 ‘쉬었던 일을 다시 하는데 적응하는 데 어렵지는 않았는지’도 궁금해 했다. 모두 유 씨가 2년 전 입사 지원서를 내면서 했던 걱정들이다. 유 씨는 “일을 하면서 느끼는 만족감이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크다. 용기 내서 도전해 보라”고 말했다.

행사장에는 양복을 입은 남자도 많았다. 대부분 재취업을 꿈꾸는 이들이었다. 이남열 씨(63)는 이날 어묵 제조·유통업체인 삼진어묵과 상담 후 이력서를 보내라는 말을 들었다. 이 씨는 “태국 스리랑카 등에서 일했던 경험을 살려 해외 영업을 해보고 싶다”며 재취업의 희망을 품었다.

○ 정말 일하고 싶은 청년들

일하고 싶은 욕구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다. 행사장에서는 20대의 청년 구직자들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은 “정말 열심히 해도 취업이 안 된다. 취업에 실패한 사람들이 쌓여가니 갈수록 취업이 더 어려워진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인균(가명·28) 씨는 올해 초부터 건설 현장에서 일하다가 지난달 다치는 바람에 일을 그만둬야 했다.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한 김 씨는 교육 분야에서 일하는 게 목표다. 하지만 2년간의 구직 활동에도 불구하고 일자리를 얻지 못했다. 조급한 마음에 건설 현장 일을 시작했지만 1년을 채 넘기지 못한 것이다. 김 씨는 “완벽한 일자리는 아니더라도 일단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씨는 정수기 렌털 업체인 코웨이에서 상담을 받았다. 가정집과 회사 등을 돌며 정수기를 관리하는 업무는 주로 여성들이 한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그는 개의치 않는다. 김 씨는 “조금 돌아가더라도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한우신 hanwshin@donga.com·송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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