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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인문학으로 힐링을…” 강원도, 강좌 개설 붐

입력 | 2015-10-21 03:00:00

춘천지법-강원대-한림대 등, 다양한 이색 강좌 잇따라 열려
“스트레스 해소 도움” 주민들 호평




김종로 강원대 인문대학장이 19일 춘천지법에서 열린 인문학 강좌에서 오페라 ‘몽유병 여인’을 소재로 오페라의 매력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춘천지법은 매주 월요일 점심시간에 인문학 강좌를 열고 있다. 춘천지법 제공

19일 낮 12시경 춘천지방법원 본관 3층 대회의실에 오페라가 울려 퍼졌다. ‘오페라, 그 치명적 매력의 행복한 중독’을 주제로 한 김종로 강원대 인문대학장(불문학과 교수)의 인문학 강좌. 김 학장은 이탈리아 작곡가 빈첸초 벨리니의 오페라 ‘몽유병 여인’ 실황공연을 보여주며 이 오페라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몽유병을 앓고 있는 아름다운 여인 아미나와 부유한 젊은 지주 엘비노의 사랑과 오해, 이별, 재결합으로 이어지는 줄거리와 함께 탁월한 음색을 지닌 가수들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점심시간 짬을 내 강좌에 참석한 60여 명의 방청객은 김 학장의 말과 음악에 빠져들었다. 1시간 강의가 금세 지나간 것처럼 생각될 정도. 박병규 춘천지법 판사(36)는 “사건 고민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아리아에 실려 날아가는 느낌이었다”며 “이처럼 유익한 시간을 더 많은 지역 주민과 공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원도 곳곳에서 인문학 강좌가 개설돼 인기를 끌고 있다. 춘천지법뿐 아니라 강원대와 강릉원주대, 한림대 등에서 10, 11월 다양하고 흥미로운 주제의 인문학 강좌가 잇따라 열린다.

김 학장의 강의는 춘천지법이 12일부터 12월 14일까지 매주 월요일 10차례 계획한 ‘인문학 편지’의 두 번째 순서. 춘천지법은 직원과 지역 주민들에게 바쁜 일상 속에서도 여유와 인문학적 사색의 시간을 제공하기 위해 이 같은 행사를 마련했다.

12일 첫 강좌에서는 이면우 춘천교대 총장이 ‘비와 별이 내린다’는 주제로 측우기와 첨성대를 둘러싼 논쟁을 재조명했다. 남은 8개 강좌의 주제도 다양하고 흥미롭다. 26일 유진규 마이미스트의 ‘어루만지는 몸’, 다음 달 2일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의 ‘달걀 속에 숨은 과학’ 등이 이어진다.

강원문화재단은 10, 11월 강원대와 강릉원주대에서 총 8차례의 ‘청춘의, 청춘을 위한 인문학 강연’을 준비했다. 강원대에서는 22일 소설가 윤고은 씨의 ‘회춘(回春): 봄으로 돌아가는 시간’을 시작으로 다음 달 12일까지 매주 목요일 4차례의 강좌가 열린다. 강릉원주대에서도 다음 달 5일 웹툰작가 배진수 씨의 ‘심심하게 청춘을 사로잡는 비법 웹툰’에 이어 26일까지 매주 목요일 4차례의 강좌가 기다리고 있다.

또 강원문화재단 영상지원팀은 ‘까칠한 영화평론가 최광희와 함께하는 영화 인문학 강좌’를 마련해 17일 CGV춘천명동에서 첫 시간을 가졌다. 다음 달 7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장르의 재발견: 21세기 걸작 읽기’를 주제로 강좌가 진행된다.

한림대 박물관은 춘천의 유봉여중과 소양중의 자유학기제와 연계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박물관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인문학 체험 기회 및 유물과 현장, 역사와 사람이 만나는 새로운 학습의 장을 제공하기 위한 행사다.

노혁진 박물관장은 “박물관과 인문학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창의적 체험활동을 경험하고 진로를 탐색하기 바란다”며 “대학 박물관으로서 지역 청소년 교육에 계속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