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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자, 용처럼 훨훨 날다… 마한 특별전 열려

입력 | 2015-10-04 13:14:00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제공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의 ‘마한의 수장, 용신을 신다’ 특별전에 전시된 ‘용머리 장식 금동신발’. 마한시대 금동신발 중 유일하게 용머리 장식이 달려 있다.

사자(死者)가 하늘을 훨훨 날아갈 수 있도록 그의 발에 날개를 달아주고 싶었던 걸까. 금동신발의 코앞으로 삐죽이 머리를 내민 용머리가 장인의 간절한 소원을 담고 있는 듯하다. 신발바닥은 연꽃과 도깨비 모양 무늬가 새겨져 화려함을 더한다.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12월 전남 나주시 복암리 정촌고분에서 발견한 ‘용머리 장식 금동신발’을 국립나주박물관의 ‘마한의 수장, 용신을 신다’ 특별전에서 선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마한시대 고분에서 출토된 금동신발은 총 18점. 이 가운데 발등에 용머리 장식을 부착한 금동신발은 정촌고분의 것이 유일하다. 길이 32㎝, 너비 11.5㎝의 신발바닥은 일반적인 장례용 금동신발이 그렇듯 투조(透彫·구멍을 뚫어 문양을 새기는 것) 방식으로 다채로운 문양을 담아냈다.

나주문화재연구소 개소 10주년을 기념한 이번 특별전에서는 용머리 장식 금동신발을 비롯해 마한의 대표 유물인 옹관(甕棺)과 순창 농소고분에서 나온 금가루 범자(梵字·고대 인도 문자)편 등 총 450여 점의 유물이 전시된다.

이 중 나주 복암리 유적에서 출토된 각종 목간들이 눈길을 끈다. 백제 도성이 아닌 지방에서 처음 발견된 이들 목간에는 촌락 이름과 관직명이 적혀 있어 백제사 연구의 핵심자료로 평가된다.

이밖에 고흥 야막고분에서 출토된 갑주(甲胄·화살이나 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쇠나 가죽으로 만든 전투복)를 3차원 영상으로 복원해 마한 시대 장수가 입었을 당시의 모습을 생생히 보여준다. 특별전이 열리는 기간에 ‘마한문화 축제’(30, 31일)와 ‘마한문화 아카데미’(17일~11월 초)‘도 함께 열린다. 다음달 20일까지. 061-339-1123

김상운 기자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