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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롯데가 할 일은 열정 회복·2군 육성

입력 | 2015-10-02 05:45:00

조성환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선수시절 주장으로 롯데의 중흥을 함께했다. 롯데의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 9월 29~30일 사직 KIA전을 중계한 조 위원은 “상동(퓨처스 전용훈련장 및 경기장)이 사직(1군 홈구장)을 위협해야 한다”는 의미 있는 말을 친정구단에 전했다. 스포츠동아DB


■ 롯데 레전드 조성환의 고언

선수들 의지의 문제…기본부터 다시해야
2군 육성·소통 중요…연대 책임의식 필요


롯데는 9월 29∼30일 사직 KIA전에서 잇달아 패해 홈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포스트시즌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롯데의 레전드 중 한명인 KBSN스포츠 조성환(사진) 해설위원은 운명처럼 그 두 경기를 현장에서 중계했다. 1일 전화가 닿은 조 위원의 목소리에는 아직도 잔잔한 분노와 슬픔이 깃든 착잡함이 묻어났다. 조 위원은 “기본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 ‘기본’이 어디인지를 말하는 조 위원의 ‘고언’은 곧 롯데를 향한 응원가였다.

돈이 아니라 의지의 문제

조성환 위원은 “팀이 성적을 바라보는 것은 당연하나 너무 실적만 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전제했다. 그 폐해로 경쟁이 옅어졌고, 이기려는 의지가 실종됐다. 그 의지를 만들 방편으로 조 위원은 김해 상동의 2군 훈련장을 향한 관심을 꼽았다. “상동(2군·재활군)부터 변하지 않으면 사직에 발전이 없다. 선수의 의지가 약하다고 탓하자는 얘기가 아니라 어떻게 그 의지를 불러올지를 고민해야 한다.” 결국 육성을 통한 경쟁 체제의 확립이라는 길을 시간이 걸려도 걷자는 직언이다. 조 위원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돈을 몇 백억 쓰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돈을 쓸 타이밍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팀원 전체에 이기려는 의지가 전파된 뒤에라야 투자도 의미가 있다는 뜻이다. ‘2군에 자원이 없다’는 식의 체념으로는 활로가 없다. ‘그런 소리를 할 시간이 있으면 1군 코칭스태프와 프런트가 현장에 1번이라도 더 가라’는 것이 조 위원의 충언이다. 구단의 힘 있는 누군가가 지켜봐준다는 사실을 알면 2군 선수들의 자세가 달라진다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당부다.

● 소통, 현장, 자이언츠 프라이드


조성환 위원은 “누구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롯데 야구단에 똬리를 뜬 환부를 방치하고, 특정인에게 책임을 덧씌우는 ‘마녀사냥’ 방식에 동의하지 않았다. “성적이 안 좋으면 감독, 사장, 단장만 경질되고 직원들은 잘잘못을 따지지 않는다. 롯데 이창원 사장이 개혁 의지가 있는 것으로 알지만 혼자서 될 일이 아니다.” 즉 프런트 실무직원과 코치, 선수들이 연대책임의식을 느끼지 않는 한 롯데의 변화는 요원하다.

1차적으로 현장과 현장, 현장과 프런트, 프런트와 프런트 간 소통을 역설했다. 롯데의 뿌리 깊은 ‘보신주의’는 엄혹한 현실 앞에 부질없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그 다음이 현장에 기초한 대안 제시다. 조 위원은 “투수 조정훈이 4년째 재활 중이다. 이 선수가 하루 빨리 마운드에 서도록 방법을 찾아주는 것은 구단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조 위원은 “상동이 사직을 위협해야 한다. 현역 시절, 실력이 부족해도 롯데 자이언츠 프라이드가 있었다. 사직에서 뛰는 것이 꿈이었다. 지금 상동 선수들에게 그런 꿈부터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기본 실력이 있으니 뽑힌 선수들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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