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훈 5단 ● 박영롱 3단 본선 16강 7국 8보(156∼175)
흑 ●는 전형적인 성동격서(聲東擊西) 전략. 백은 좌변이 다치면 어차피 지기 때문에 156으로 버틴다. 백 162까지 교환한 박영롱 3단은 느긋하게 반상을 내려다본다. 중앙 백 대마는 빈사 상태. 굳이 대마를 잡으러 가지 않고 참고 1도처럼 백 2점을 잡아도 흑 승리는 확정적이다.
형세가 흑에게 너무 여유롭다. 하지만 이게 독이었다. 박 3단에게 치열한 수읽기를 해야 한다는 의욕을 앗아간 것. 백 대마가 살기 힘들다는 ‘감’에 의존한 박 3단은 흑 163으로 칼을 뽑아들었다.
번쩍하고 이동훈 5단의 눈빛이 밝아진 건 이때였다. 백 164, 166을 두는 이 5단의 손길이 힘차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