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찾은 역대 중국 지도자들은 개성 있는 행보로 딱딱한 사회주의 국가 지도자의 이미지를 희석시켰다. 이를 본 미 언론과 국민들이 마음의 문을 일시에 열기도 했다. 사이버안보 등 민감한 사안이 산적한 가운데 22일 방미 일정을 시작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이미지 외교를 펼칠 가능성이 크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 ‘중국 지도자들은 방미 길에 어떻게 인간미를 더했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과거 중국 지도자들의 파격 행보를 소개했다.
1979년 1월 중국 공산주의 지도자로 처음 미국을 방문한 덩샤오핑은 소탈하고 인간적인 면모로 ‘덩 신드롬’을 일으켰다. 대표적인 것은 카우보이모자. 키 150cm의 그가 얼굴의 절반을 가리는 모자를 쓰고 미 텍사스의 로데오 경기장에 나타나자 관중의 환호가 쏟아졌다. 포드자동차 등을 찾아 질문을 쏟아내고, 카메라 앞에서 여러 번 파안대소하는 덩의 모습에 세계는 ‘죽의 장막’ 시대가 가고 개혁·개방 시대가 열릴 가능성을 엿봤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