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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만나는 男 죽이겠다” 수류탄 갖고 잠적한 퇴역군인 검거

입력 | 2015-09-23 13:26:00


술에 취해 ‘전처가 만나는 남성을 죽이겠다’며 수류탄 1발을 들고 나간 퇴역 군인이 붙잡혔다. 강원 철원경찰서는 23일 오전 6시 43분경 철원군 서면 와수리 깃대봉 정상 부근에서 이모 씨(50)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깃대봉에서 수색을 벌이다 하산하는 등산객(53)으로부터 ‘수상한 남성이 있다’는 신고를 접수한 뒤 포위망을 좁혀 이 씨를 검거했다. 이 씨는 “자살하겠다”며 반항했지만 경찰의 설득으로 체포에 응했다. 경찰이 이 씨가 소지하고 있던 수류탄을 군 폭발물처리반에 넘겨 점검한 결과 불발탄으로 확인됐다.

이 씨는 경찰에서 “수류탄은 철원지역 야산에 버섯을 채취하러 갔다가 주운 것”이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 씨 진술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 씨는 22일 오후 1시 20분경 와수리 전 부인과 함께 살던 집에서 술에 취해 말다툼을 벌이다 “당신이 만나는 남성을 죽이겠다”며 수류탄을 갖고 종적을 감춰 경찰과 군이 수색을 벌여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집에서 이 씨 배낭에 들어있던 수류탄 8발을 찾아 군부대에 인계했다. 이 수류탄은 1970년대 미군이 사용하던 M26으로 확인됐다.

이 씨는 육군 모 부대에서 부사관으로 근무하다 2009년 음주 교통사고를 낸 뒤 전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씨 검거에 결정적 제보를 한 등산객에게 신고 포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철원=이인모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