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시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공모주 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 이슈와 중국발 경기침체 우려로 주가 상승에는 제동이 걸린 반면 올해 상장된 새내기주(株)의 평균 주가 상승률이 30%를 넘자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새내기주 가운데 공모가보다 주가가 떨어진 종목도 적지 않아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13일 1114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흥행에 성공한 코스닥 종목 웹스 이후 한동안 뜸했던 공모주 청약은 15일부터 재개됐다. 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사이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제외하고 유가증권시장에서 2개 종목, 코스닥시장에서 3개 종목 등 5개 종목이 개별 일정에 따라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다. 18일 이후부터 다음달까지는 방산업체 LIG넥스원, 세진중공업 등 유가증권시장 2개 종목과 코스닥시장 4개 종목이 공모주 청약을 받을 계획이다.
11월 이후에도 공모주 청약은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유가증권시장의 제주항공 공모주 청약도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중국기업 콘텐트미디어, 헝셩그룹 등은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다만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호텔롯데 상장은 내년 상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신속 상장 제도(패스트트랙)을 활용해도 일정이 빠듯해 올해 상장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호텔롯데의 시가 총액은 13조~20조 원 사이로 추정되며, 공모 규모는 현재 최대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4조8881억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새내기 주의 주가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공모주 청약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스팩을 제외한 새내기주 37개 종목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15일까지 30.01%로 나타났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바이오업체 팹트론이 173%로 가장 높았으며, 코스닥의 통신업체 로지시스가 138%, 유가증권시장의 부동산개발회사(디벨로퍼) SK D&D가 125%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떨어진 종목도 15개에 이른다. 코스닥시장의 싸이맥스는 주가가 공모가 대비 42.39% 하락했다. 공모주 청약 가운데 최대어로 꼽혔던 광고회사 이노션은 13.38% 하락했으며, 보험사 미래에셋생명도 15.20%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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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에 대한 관심은 크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공모주펀드와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에 3개월 사이 8211억 원을 모으는 등 올해에만 2조4800억 원의 뭉칫돈을 빨아들였다. 최근 본보가 설문조사한 10명의 프라이빗뱅커(PB) 가운데 절반도 하반기 주요 투자전략으로 공모주 관련 상품을 꼽았다. 성현희 NH투자증권 신사WMC PB팀장은 “내년까지 상반기까지 기업공개(IPO)가 다수 예정되어 있어, 장기적으로 투자하면 성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건혁기자 gun@donga.com
주애진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