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NS 송종석부장-양희영(오른쪽). 사진제공|세마스포츠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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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비앙 현지서 PNS더존샤시와 후원계약
“2년 만에 새 모자를 쓰니 설레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에비앙챔피언십을 마친 양희영(25·PNS더존샤시)의 표정은 밝았다. 공동 8위에 올라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둔 것도 있지만 그보다 더 기분 좋은 일이 있었다. 2년 동안 로고 없는 모자를 써왔던 양희영은 에비앙챔피언십 1라운드부터 새 모자를 썼다. 양희영은 개막 전날 PNS더존샤시와 현지에서 메인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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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영은 LPGA투어에서 꾸준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2013년 KEB하나은행챔피언십에서 첫 승을 기록했고 올 2월 혼다 타일랜드에서 2승을 신고했다. 그리고 6월 US여자오픈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성적에 비해 스폰서 운이 없었다. 머리와 가슴, 팔뚝 심지어 어깨에까지 후원사 로고를 단 선수들이 수두룩한데 그는 로고가 없는 흰색 모자를 써야 했다.
아픔이 있다. 양희영은 2013년 첫 우승 이후 기존의 후원사와 결별했다. 그 뒤 새 스폰서를 만나기까지 거의 2년이 걸렸다. 그 사이 슬럼프에 빠졌다. 골프에서 마음이 떠났고, 골프채를 잡는 것조차 싫었다. 방황의 시간을 보낸 뒤 지난 겨울 다시 골프채를 잡았다. 두 번째 우승은 힘든 시간을 견딘 후 찾아왔기에 더욱 의미가 컸다. 양희영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들었던 시간이다. 골프가 힘들게 느껴졌고 하기 싫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보니 마음이 편해졌다. 골프만큼 좋은 게 없다는 것도 깨닫게 됐다. 다시 골프가 좋아졌다”고 힘들었던 시간을 돌아봤다.
마음을 비운 양희영은 달라졌다. 6월 US여자오픈에서 첫 메이저 우승의 꿈에 부풀었다. 그러나 마지막 라운드에서 실수가 계속되면서 전인지에게 우승을 내줬다. 하지만 크게 아프진 않았다. 양희영은 “정말 아쉬운 경기였다. 특히 마지막 라운드 때 3퍼트를 3번인가 4번을 했다. 하지만 의외로 금방 털어냈다”며 웃었다.
양희영은 늘 웃는 표정 때문에 ‘순둥이’ 같다는 말을 듣는다. 경기 내용도 비슷하다. 공격적이거나 화끈함이 부족하다. 조용하게 경기하면서 차곡차곡 타수를 줄여나가는 스타일이다. 냉정한 프로의 세계에서 마냥 좋다고만은 할 수 없다. 양희영도 이런 이미지가 딱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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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을 돌아본 양희영은 자신의 활약에 80점을 줬다. 그러고는 “아직 올 시즌이 남았으니 나머지 20점도 채우고 싶다. 한 번 더 우승한다면 100점을 채울 수 있을 텐데…”라며 특유의 여유 있는 미소를 지었다.
에비앙(프랑스)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