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성범죄가 끊이질 않는 가운데 여성 전용칸을 재도입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 출마 공약으로 지하철 여성 전용칸 설치를 내걸었던 이혜훈 전 새누리당 의원은 15일 SBS 라디오 ‘한수진의 전망대’와 인터뷰에서 “지하철이 성범죄뿐만 아니라 취객 등으로 인한 피해도 있기 때문에 여성 전용칸을 둬서 여성들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여성 전용칸이 생기면 일반칸이 더 혼잡해져 오히려 전체적으론 성범죄가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억지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그 주장이 성립하려면 전용칸에 여성이 안 타서 비어있는 상황이라야 가능한 데 일반칸이 더 혼잡하고 붐빈다면 비어있는 여성 전용칸을 두고 여성이 혼잡한 데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결국 붐비는 일반칸에서 전용칸으로 여성들이 옮겨가기 때문에 여성칸은 비어있고 일반칸은 혼잡한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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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의원은 세계적으로 일본, 대만, 인도, 멕시코, 필리핀, 러시아, 이집트 등이 여성 전용칸을 도입하고 있다면서 대체적으로 반응이 좋다고 밝혔다.
그는 ‘출·퇴근 러시아워를 제외하면 여성 전용칸 운용이 밑지는 장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런 문제 제기를 하는 이들은 지하철 시스템을 모르는 것 같다”고 일축했다.
“그 문제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게 개찰구에 돈을 내고 들어와서 어느 칸을 타느냐는 그 다음 문제”라며 “표를 끊고 들어와서 개찰구를 지나온 사람이 여성칸에 타느냐, 일반칸에 타느냐 그 문제인데 이미 돈을 다 내고 왔기에 돈 문제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지적.
한편 지하철 여성 전용칸은 지난 1992년 지하철 1호선과 국철구간에서 열차 양끝을 여성칸으로 지정해 출근시간대인 오전 6시 반부터 9시까지 2시간 반 동안 운영했지만 남성 탑승자에 대한 제재가 마련되지 않은 문제점 등으로 잘 지켜지지 않아 흐지부지됐다. 이후 2007년 6·7호선에 여성칸을 부활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반대 여론에 밀려 무산됐다. 또한 지난 2011년에도 당시 오세훈 시장의 지시로 11시 30분 이후 운행되는 2호선 열차의 두 칸을 여성 전용칸으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반대 여론이 강하고 전문가들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백지화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o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