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성 삼육대 경영학과 교수 (전 대통령고용노사비서관
이는 상대를 불신하고 자기만을 생각하는 운전자의 행동이 스스로 올무가 되어 교통을 더 혼잡하게 만드는 피해를 낳는다는 것을 말해준다. 상호 신뢰가 부족한 사회에서는 서로가 상대의 발목을 잡아 모두가 피해자가 되고 결국 사회 전체의 발전이 지체된다.
최근 노동개혁을 둘러싼 노사정 간 갈등은 교차로에서 운전자들이 ‘들이대’고, ‘돌려대’고, ‘빵빵대’며 서로 얽혀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는 형국이다. 노사정 주체들은 서로 상대에게 먼저 양보하라고 소리치고 있다. 교통경찰관 역할을 자처하는 기획재정부는 교통정리는커녕 운전자들의 화만 돋우고 있다.
노동개혁의 본질은 임금피크제를 통해 고임금자의 임금을 깎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지나친 격차를 해소하고 부족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있다.
필자는 최근 새누리당 노동시장 선진화 특위와 한국노총 간담회에서 한국노총 지도부도 대기업 및 중소기업 간 격차 해소와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 의지가 있을 뿐 아니라 심지어 임금피크제도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그렇다면 노사정의 목표가 다르지 않다는 점과 그동안 많은 부분에 서로 묵시적으로 합의해 왔다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임금 삭감이나 뺏기의 부정 프레임에서 명예로운 양보와 늘리기의 긍정 프레임으로 전환해 보라. 내 주장과 내 이해보다 상대방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귀를 기울이라. 이것이 상생하는 노사 관계의 출발점이요, 비결이다.
이제는 더이상 촉박하게 시한을 못 박아 노사정에 ‘들이대’지 말고, 상대의 속마음을 모르고 자기에게 유리한 말로 ‘돌려대’지 말고, 상대에게 삿대질하고 ‘빵빵대’며 책임을 전가하지 말라. 한 발짝 물러나 뒤엉켜 있는 서로의 모습을 보라. 가슴을 열고, 먼저 그동안 쌓아온 신뢰를 다시 회복하라. 글로벌 경쟁의 환경 속에서 노사정 모두가 한 배를 타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강성 삼육대 경영학과 교수 (전 대통령고용노사비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