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이센스 1집 ‘The Anecdote’… 발매 첫 주만에 1만6000장 불티
국내 최초로 ‘옥중 앨범’을 낸 래퍼 이센스. 전문가들은 “투옥을 포함해 거친 삶을 산 래퍼를 인정하는 분위기가 힙합계 일각에 있지만 그것이 음반 판매와 직결되진않는다. 이센스 신드롬은 음악의 완성도 등의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바나 제공
앨범 발매 가수는 래퍼 이센스(E SENS·본명 강민호·28). 그는 대마초 흡연 혐의로 7월에 1심에서 1년 6개월 형을 받고 서울남부구치소에서 복역 중이다. 2011년에 같은 혐의로 집행유예를 받은 뒤 재범을 해 실형을 받았다.
국내 최초의 옥중 앨범인 래퍼 이센스의 새 음반 ‘The Anecdote’(일화)의 표지. 단순한 배경에 이센스의 본명인 강민호의 영어 이니셜을 새겼다. 바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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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연예인이나 가수는 도박, 음주운전, 약물 복용, 성추행 같은 범죄와 연루되는 순간 자숙 기간에 돌입했다. 국민정서 때문이다.
이센스 돌풍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서정민갑 대중음악평론가는 “음악이 뛰어나다. 힙합이란 장르의 거침없는 특성도 얼마간 작용했을 것이다. 또 처벌 여부에 대한 논란이 있는 대마 흡연을 도박이나 음주운전에 비해 죄질이 약하다고 보는 듯하다”고 했다.
이센스는 활동을 시작한 2006년부터 ‘괴물 래퍼’로 불렸지만 솔로 앨범은 없었다.
강일권 편집장은 “힙합 팬들 사이에 그가 재범으로 수감된 데 대해 실망과 원망의 목소리도 높았다”며 “하지만 그의 첫 앨범은 무조건 명반이 될 거란 힙합 팬들의 신뢰가 강했고 실제 완성도가 높다”고 말했다. 평단 일각은 이 음반을 일찌감치 ‘올해의 앨범’의 유력한 후보로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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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엔 열 살 때 별세한 부친을 추억하거나, 기성세대의 위선과 비뚤어진 시스템 속에 눌린 젊은이의 삶의 무게를 다룬 노래에 무게가 실려 있다.
서정민갑 평론가는 “대마초를 피웠어도 앨범은 잘 팔린다는 인식이 청소년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지만 반대로 인기가 많아도 범법자여서 공연 등의 활동을 전혀 할 수 없다는 점이 반면교사로 작용할 수 있다”며 “받아들이는 사람의 몫”이라고 말했다.
바나의 김기현 대표는 “이센스를 자주 면회하고 여러 소식을 전해주지만 지금 그는 결코 기뻐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항소심 공판은 15일부터 진행된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