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글로벌보건안보구상 고위급 회의 개막… 보건의료 국제협력 모색
47개국 감염병 전문가 한자리에 세계적인 감염병 현황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논의하는 ‘제2차 글로벌보건안보구상(GHSA) 고위급 회의’가 7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리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글로벌 감염병의 현황과 해결 방법을 논의하기 위한 ‘제2차 글로벌보건안보구상(GHSA·Global Health Security Agenda) 고위급 회의’가 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개막했다. 3일간 계속되는 이 행사에는 47개국, 9개 국제기구의 감염병 관련 전문가와 관계자 496명이 참가한다.
브라이언 에번스 세계동물보건기구(OIE) 사무차장은 “국제교역이 늘면서 신종 병원균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전파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예방·대응 능력이 국가별로 균질하지 않다”며 “GHSA를 통한 국제 공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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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네갈은 지난해 기니에서 온 대학생 한 명이 에볼라 확진판정을 받아 국민들이 패닉에 빠졌다. 콜세크 장관은 “초창기에 강력한 리더십이 없어 대응이 늦었다”고 말했다. 그는 “뒤늦게 각계각층을 참여시켜 지역사회 전파를 막기 위한 대응팀을 구성했고, 정확한 정보를 언론을 통해 제공해 확산을 막았다”고 밝혔다.
청중은 에볼라 같은 감염병 유행 시기에 부정확한 정보가 사태를 더 키울 수 있다는 것에 공감했다. 시에라리온의 한 참가자는 에볼라는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병원에 가봐야 소용이 없다는 소문이 퍼져 초기 방역에 실패했던 사례를 소개하며 공감을 표했다.
참가자들은 보건안보를 위협하는 신종 병원균들을 자국의 힘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기존에 알려진 바이러스는 169종인데, 이 외에도 최근 815종의 신종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그 정도로 감염병은 미지(未知)의 세계이기 때문에 국제공조는 필수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 한국, 헬스 커뮤니케이션 전담기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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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한국의 방역 체계 개선에 대해서는 종합적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 국민의 요구를 수용하고,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를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헬스 커뮤니케이션 전담’을 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포럼이 진행되는 동안 여러 연사들을 통해 지적된 바이기도 하다.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조사, 신고, 격리 과정에 국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어내기 어렵다.
토머스 프리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은 “질병통제 기관의 독립성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질병을 통제하는 기관은 정부와 긴밀히 협조해야 하지만 대중의 신뢰를 살 수 있도록 어느 정도 거리 두기를 해야 한다는 것. 한국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신종 감염병 대응전략 개편안에는 질병관리본부 독립에 관한 내용이 빠져 있었다.
미국 CDC는 어떤 정보든 24시간 이내 국민에게 솔직하게 알린다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 또한 CDC에서 배울 만한 태도다. 프리든 소장은 “비난을 감수하는 것도 업무의 일부”라면서 “독립적으로 움직이고, 정보를 솔직하게 공개해 온 덕분에 CDC는 가장 신뢰받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 글로벌보건안보구상(GHSA·Global Health Security Agenda)고위급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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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