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유한준은 시즌 초반 맹타를 휘두르다가 후반기 뚝 떨어진 타격감 때문에 남모를 속앓이를 했다. 그러나 9월 ‘초심’을 가슴에 아로새기며 매서운 방망이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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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체력부담에 득점권 타율 뚝
9월 첫 경기서 21호 홈런 ‘5번 본색’
#1. 8월 2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넥센-롯데전. 넥센 유한준은 3-4로 뒤진 7회 1사 2루서 롯데 선발 조쉬 린드블럼의 시속 149km 직구를 받아쳤지만, 3루수 황재균의 그림 같은 다이빙캐치에 잡히면서 병살을 기록했다. 아쉬움을 참지 못하고 부러진 방망이의 손잡이 부분을 땅바닥에 내동댕이쳤다.
#2. 유한준은 8월 29일 광주 KIA전 8회 8-7로 달아단 1사 1·2루서 경기의 향방을 결정짓는 1타점 적시타를 날리며 6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경기 후 그는 “요즘 스스로 (성적에) 만족스럽지 못하다. 9월에는 초심으로 돌아가 더욱 집중하겠다”며 이를 악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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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준은 시즌 초반부터 매서운 타격감을 보이며 타율 0.350을 한참 웃도는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주축 선수들이 줄 부상을 당했던 4∼5월 팀 타선을 이끌며 4할에 가까운 타율과 13홈런을 몰아쳤다. 지난해까지 찬스를 만들어주는 조연 역할에 충실했다면, 올해 클러치 능력을 과시했다. 올 시즌 최고를 찍었던 4월 장타율은 0.831에 달했고, 4번타자 박병호의 뒤에서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했다. 메이저리그 피츠버그에 진출한 강정호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영양가가 뚝 떨어졌다. 7월 0.400의 타율을 기록했지만, 8월 들어 0.299로 하락했다. 특히 8월 25경기에서 장타율이 0.393으로 떨어지고 홈런도 2개에 그쳤다. 7월까지 꾸준히 5할 이상의 장타율을 기록했지만, 8월 들어선 2루타도 4개에 머물렀다. 32안타 중 26개가 단타였다. 클러치 능력이 떨어졌고, 승부처에서 아웃카운트가 크게 늘었다.
박병호∼김민성이 활약하면서 유한준은 3번으로 이동했다. 부진은 크게 도드라지진 않았지만, 혼자서 속앓이를 해야 했다. 팀이 승부처에서 아쉽게 패하는 경기가 늘면서 중심타자로서 책임감도 커져만 갔다.
심재학 타격코치는 “별다른 이상 징후는 없다. 체력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은 “초반 상승세가 정말 좋았다. 후반부로 오면서 체력이 조금 떨어진 모습이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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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