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문. 동아일보 DB
더 흥미로운 점은 이번 한가위 블러드문이 6개월 간격으로 붉은 달이 네 차례 연속으로 뜨는 천체현상을 가리키는 테트라드(tetrad)의 마지막을 장식한다는 점이다. 이번 테트라드는 2014년 4월 15일, 10월 8일, 2015년 4월 4일, 9월 28일에 일어나고 있다.
서양에서 블러드문은 기독교적 전통과 연관된 불길한 징조다. 기독교성경 요한계시록에는 “어린 양이 여섯째 봉인을 떼실 때에 내가 보니 큰 지진이 일어나며 해가 검은 천처럼 새까맣게 되고 달은 온통 핏빛으로 변했습니다”(6장 12절)라고 세상종말과 블러드문을 연결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한가위 보름달이 일부 기독교신도들에게 세상 종말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미국의 CNN이 1일 보도했다. 이는 존 하지 목사가 2013년 발표한 책에서 “다가올 4개의 블러드문은 2014년 4월부터 2015년 10월 사이에 발생할 세상을 뒤흔들 사건을 예고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확산됐다. 하지만 천문학자들은 “예수 사후인 기원후 1세기 이후 테트라드 현상은 모두 62차례나 발생했다”며 이를 터무니없는 미신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혹시 한국에서도 이를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면 마음 놓으시기를. 이번 블러드 문은 유럽과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에서만 관찰이 가능하고 한국에선 볼 수 없다. 다만 슈퍼문 현상으로 날씨만 맑다면 밝진 않아도 아주 큰 달은 볼 수 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