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출범… 이재용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실질적 지주회사
삼성물산의 시가총액은 31일 종가 기준으로 31조5400억 원에 이른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에 이은 시총 3위의 거대 회사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삼성물산은 “당분간 건설, 상사, 패션, 리조트·건설 등 4개 부문의 사업 영역을 유지하고 최치훈 사장(건설), 윤주화 사장(패션), 김신 사장(상사), 김봉영 사장(리조트·건설) 등 4명의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된다”며 “전사조직을 신설하고 4개 부문의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하는 시너지협의회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건은 실제 두 회사 합병을 통해 사업 시너지 효과를 얼마나 낼 수 있느냐다. 삼성그룹이 5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 합병을 발표한 뒤 엘리엇 등 반대 주주 측은 “시너지 효과가 없다”는 것을 주요 공격 타깃으로 삼았다. 삼성물산은 이에 대해 지난해 33조7000억 원이었던 매출액이 시너지 효과에 힘입어 2020년에는 60조 원 수준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자신한 바 있다.
재계에서는 먼저 옛 삼성물산 및 제일모직의 건설부문이 이르면 연내에 통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엘리엇의 공격으로 실질적인 구조개편 작업이 늦어졌지만 합병의 명분을 세우기 위해서라도 유사 사업군 통합작업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으로서는 삼성물산이 최대주주(51.2%)가 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파른 성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바이오사업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서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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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삼성물산 1일 출범
삼성그룹은 바이오로직스가 지분 90.3%를 보유한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내년 상반기(1∼6월)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바이오에피스는 최근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 등 4곳을 공동 주간사회사 및 자문사로 선정해 기업공개(IPO)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미국 증권시장 환경이 내년 상반기에 양호할 것으로 낙관하긴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부진에 빠진 미 증시가 바이오에피스 상장 시점까지 회복되지 않을 경우에는 IPO 시점을 연기할 가능성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현재 그룹 내 계열사 간 합병으로 인한 신규 순환출자 고리도 규제 대상이 되는지에 대해 검토 중이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1일 보고서를 통해 “아직은 신규 순환출자에 대한 정부의 최종 판단이 내려지기 전이지만 삼성전기가 가진 삼성물산 지분 2.6%는 조기에 매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