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호 9단 ● 박영훈 9단 본선 16강 5국 7보(104∼125)
방심이 부른 완착인 백 104부터 다시 보자. 이 수로는 참고도 백 1이 정답이다. 백 7까지 실리와 두터움을 동시에 챙길 수 있었다. 이후 백 ‘가’로 상변 흑 전체를 차단하는 수도 있어 흑의 근심은 계속 이어졌을 것이다. 흑 105가 놓이자 상변 흑의 모양새가 확 피어난 느낌.
승리에 쐐기를 박을 수 있는 수를 놓쳐 화가 난 탓일까. 이창호 9단은 백 108로 격렬하게 붙여간다. 흑 109로 물러선 것은 정수. 백 108 한 점을 잡으려 들면 화를 면치 못한다. 백은 108, 110으로 좌변을 응급조치하고 반상 최대의 곳인 112를 차지한다. 결정타는 놓쳤지만 백 우세.
그러나 백 108, 110 부근이 허약해 여기에 누가 손을 먼저 돌리느냐가 중요해졌다. 물론 흑은 당장 손을 댈 수가 없다. 좌변 흑도 아직 미생이기 때문. 그래서 흑 113부터 좌변 흑 보강하기에 나선다. 좌변 흑의 삶이 확실해지면 바로 좌변 백진에 손을 돌릴 태세다. 백도 선수를 뽑아 좌변에 가일수할 수 있다면 불안이 사라진다. 백 120, 흑 121이 선수를 잡기 위한 치열한 쟁탈전. 백보다 더 절박했던 흑이 125로 좌변에 선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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