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삶은 신라를 대표하는 화가인 솔거를 닮았다. 솔거가 황룡사 벽에 그린 소나무에 새가 날아와 부딪혔다는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다. 솔거는 형편이 어려워 스승 없이 그림을 익혀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경북 청도군 운문면에서 태어난 박 화백은 집이 가난해 중학교까지 마치고 혼자 그림을 공부했다. 이름 그대로 한국화가로는 ‘대성(大成)’ 했지만 스승이 없다. 1994년 불국사 그림을 그리기 위해 경주에 온 그는 2004년 남산 자락에 화실을 짓고 경주 곳곳을 화폭에 담아 왔다. 가로 10m, 세로 2.5m인 불국사 그림은 그가 1년 동안 불국사에 머물며 그린 역작이다.
박 화백이 강조하는 한국화의 특징은 ‘자연스러움’이다. 그는 “불국사나 석굴암은 자연스럽기 때문에 또 다른 ‘자연’이다”라고 한다. 작품 대부분이 이런 분위기를 풍긴다. 그동안 국내외에서 30여 회의 전시회를 열었으며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해 청와대, 호암미술관,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시안뮤지엄, 숙명여대 박물관 등에 걸려 있다. 2003년에는 동아일보 선정 한국화 최고 작가로 평가됐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