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종-하정훈-조재로(맨 왼쪽부터)기수.
이현종·하정훈·조재로, 6월18일 기수 입문
데뷔 한 달여만에 첫 승 신고…경마계 주목
김훈 교관 “걸출한 기수가 될 수 있는 재목”
“제2의 박태종의 꿈이 익어가고 있다.”
이현종(21세), 하정훈(24세), 조재로(21세) 기수. 데뷔한지 두 달이 채 되지 않은 렛츠런파크 서울의 신예기수들이다. 경마아카데미 2년 과정을 거친 뒤 수습기수면허를 받아 지난 6월18일 기수에 입문했다. 그렇지만 꽤 많은 경마팬들이 이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 ‘될 성 부른 떡잎’이기 때문이다. 기수명단의 잉크가 제대로 마르기도 전에 ‘첫 승’을 달성해 화려한 ‘입봉식’을 마쳤다. 경마팬들은 이들의 성장에 주목하고 있다.
이현종 기수는 부모님과 지인의 추천으로 한국마사고등학교에 입학해 기수의 꿈을 키웠다. 그는 “욕심 많고 승부욕이 강한 것, 체중조절과 운동, 스트레칭을 게을리 하지 않고 기승기실에는 항상 갈 정도로 열심히 하는 것도 장점이에요”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찬호, 장추열, 문세영 기수 등 국내 쟁쟁한 기수들의 장점만 골라서 닮고 싶다는 이현종 기수는 첫 승(7월 19일 5경주 우승)을 달성했을 때 가족은 물론 교관을 비롯해 마방식구들이 함께 기뻐해준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당시 함께 경주했던 말 ‘베스트뱅크’가 좋은 경주를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을 알아준 것 같아 그저 고맙기만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프로의 세계에서 어설픈 노력으로 인정받기 보다는 매사 겸손하고 철저하게 자신을 관리해서 열정을 보여드리고 싶다. 신인왕을 목표로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 영어 유창한 하정훈 한국경마 국제화 인재로 주목
하정훈 기수는 어린 시절 미얀마 국제학교에서 공부해 한국어보다 영어가 친숙한 국제파다. 좋은 기수로 성장해 한국경마의 국제화에 한 몫을 담당할 인재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첫 승(7월 25일 1경주 우승) 했을 때에는 제가 우승을 했다는 사실을 믿기 힘들었어요. 가족들도 처음엔 많이 놀랐고요”라고 첫 승의 달콤한 순간을 회상했다. 그 역시 기수들이 경주하는 모습에 반해 한국마사고등학교를 다니면서 기수에 도전했다. 기승기를 타는 훈련이 힘들었다는 하 기수는 경마 아카데미 재학 당시 영국에서 연수를 받으면서 현지에서 보고 느꼈던 영국의 경마문화와 기수들이 자기 관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 조재로 “장추령 기수의 다부진 기승술 닮고 싶다”
조재로 기수는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선생님의 추천으로 기수에 도전했다.
조 기수는 “저는 조용하고 세심한 성격이지만 뚝심이 있어요. 가고자 하는 곳을 바로 잡고 경주를 전개해나갈 자신이 있습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최근 기승자세가 바뀌는 것 같아 고치기 위해 허리운동도 열심히 하고 노력하고 있다는 그는 미국경마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한 장추열 기수의 성실하게 노력하는 모습과 다부진 기승술을 닮고 싶다고 말했다. 첫 승(7월 26일, 4경주 우승)으로 우승의 기쁨도 컸지만, 한결 마음이 한결 홀가분해졌다는 조재로 기수는 모두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기수로 남고 싶다고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한국마사회 경마아카데미 김훈 교관은 “이들(이현종 하정훈 조재로)은 경주경험을 쌓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걸출한 기수가 될 수 있는 재목”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들 기수는 향후 2년간 경마아카데미 소속의 수습기수로 활동하면서 320전 20승 이상의 조건을 채우면 정식선수면허 응시자격을 갖게 된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