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주년 기념 체육대회 등 시민-학생 참여 행사 곳곳서 열려
전남도청선 도민 900여명 참여… 가로 8m 대형 손도장 태극기 제작
11일 오전 광주 북구청 앞 광장 화단에 광복 70주년을 기념하는 바람개비형 태극기 100개가 설치됐다. 북구청 제공
#1. 전남 해남군 화산면은 14일부터 3일간 화산중학교 운동장에서 주민과 출향 인사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70주년 광복절 기념 및 면민의 날 체육대회’를 연다. 전야제인 14일 고향 사람 초청 만찬을 열고 15일부터 이틀간 축구 경기와 윷놀이를 한다. 축구대회는 광복 이듬해인 1946년 애국심 고취와 면민들의 단합을 위해 처음 열렸다. 면민들은 1950년 6·25전쟁때와 가뭄이 극심했던 1968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8월 15일 축구대회를 열었다. 보릿고개에도 마을별로 쌀과 보리를 조금씩 내놓아 대회를 치르는 등 축구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다. ‘명절 때는 못 와도 광복절 체육대회는 참석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출향 인사들에게는 각별한 의미가 있었다. 김동진 화산면 체육회 상임부회장은 “광복절 날 축구 경기가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고 면민들의 화합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전남 진도군 조도면민들이 조도초교 운동장에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조도면은 69년째 광복절 날 주민과 출향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체육 행사를 열고 있다. 진도군 제공
#2. 전남 진도군 조도에서도 69년째 주민과 출향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특별한 광복절 행사를 이어 오고 있다. 15일부터 이틀간 조도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리는 올해 체육 행사에는 1500여 명이 참석한다. 체육 행사는 1945년 시작돼 6·25전쟁이 일어난 1950년을 제외하곤 해마다 빠짐없이 열렸다. 목포와 광주에 유학 중인 학생들이 주축이 돼 광복의 기쁨을 함께 맛보고 주민 단합을 위해 마을별 체육대회를 연 것이 계기가 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초창기에는 모래밭에서 짚으로 만든 공을 차고 씨름 윷놀이 배구 등을 하면서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겼다. 김영상 조도면 체육회 사무국장은 “체육대회가 거듭되면서 참가 학생 중 여럿이 훗날 배구 탁구 등 국가대표와 실업팀 선수나 감독으로 성장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남도가 태극기로 물든다. 시민 학생이 참여하는 플래시몹을 비롯해 태극기 나무숲을 조성하는 등 그날의 의미를 되새기는 행사가 곳곳에서 펼쳐진다. 15일 오후 4시 전남 목포역 광장에서 시민과 청소년 815명이 참가하는 ‘아리랑 플래시몹’이 펼쳐진다. 목포시 청소년문화센터가 마련한 이 행사는 청소년이 직접 안무를 구성하고 기획해 추진하는 참여형 프로젝트다. 이날 오전 10시 전남도청 윤선도실에서는 1919년 4월 8일 목포에서 독립만세운동을 주도했고 그 역사를 매년 재현하고 있는 정명여고(당시 정명여학교) 2학년 280명이 ‘독도는 우리 땅 플래시몹’을 선보인다.
각 자치단체도 다채로운 경축 행사를 마련한다. 광주시는 13일부터 20일까지 시청 1층 시민 숲에서 ‘사진으로 보여 주는 70년 전 소년소녀’를 주제로 ‘광주역사기록물 전시회’를 연다. 전시회는 일제강점기의 생활, 항일 학생운동, 일제 잔재물, 되찾은 청춘 등 4개 섹션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14일 오전 10시 반 시민 숲 앞 잔디광장에서는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이 열린다. 15일에는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와 현대자동차그룹이 주최하는 ‘국민 화합 대축제’가 펼쳐진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월드컵보조경기장에서 창조경제 체험, fun존 등 부대행사가 열리고 오후 7시부터 유명 가수 등이 출연하는 콘서트가 열린다. 오후 5시부터 7000명이 선착순으로 입장할 수 있다. 오후 9시부터 풍암저수지에서 영상과 음악, 레이저 쇼가 어우러지는 멀티미디어 불꽃쇼가 40분간 펼쳐진다.
전남도는 3일 도청 열린마당의 나무 20그루에 태극기 1945장을 매단 ‘태극기 나무숲’을 조성했다. 10일부터 22개 시군이 제공한 ‘광복 70년, 1945&2015’ 특별 기획 사진 전시를 통해 전남의 광복 당시 모습과 현재를 재조명한다. 15일에는 도청 윤선도 홀에 1945년 8월15일 광복을 의미하는 크기로 가로 8.15m, 세로 1.945m의 손도장 태극기를 도민 900여 명이 만들 계획이다. 목포시와 고흥군은 차량용 태극기를 배부하고 화순군과 강진군은 도로변에 바람개비 태극기를 설치했다. 무안군은 회산연꽃축제장에서 열리는 나라꽃 무궁화 큰잔치(13∼16일)에서 무궁화 묘목 나누어 주기 등의 행사를 개최한다.
전남 영암군은 광복 70주년 기념으로 도기(陶器) 할인행사를 한다. 도기박물관은 임시 공휴일인 14일부터 사흘간 도기를 50% 할인 판매하고 5만 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에코백도 준다. 군은 이 기간 왕인박사유적지를 비롯해 역사 유적지와 미술관 등 문화시설을 무료 개방한다.
정승호 기자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