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개장 앞두고 ‘교통 딜레마’ 부지 좁고 도로 끼고있어 늘리기 한계… 사업비 치솟아 지하공간 확충도 무리 市 “대중교통 이용유도”… 효과 의문
10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돔 앞 경인로에 차량 행렬이 길게 이어지고 있다. 내년 3월 프로야구 시즌이 개막되면 상습 정체 구간인 경인로의 정체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협소한 주차장은 애초에 잘못된 고척돔 입지에서 비롯됐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아마구장으로 건설되던 야구장을 갑자기 돔구장으로 바꾼 게 ‘원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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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돔 앞 ‘경인로’의 상습 정체도 주차장 확충을 막는 요인이다. 김용석 구로구 교통시설팀장은 “출·퇴근길 경인로는 정체구간이 2∼3km에 이를 정도로 심각하다”며 “야구 시즌이 시작되면 도로 서비스 수준이 E급(방향 조작 및 속도 선택 불가)이 된다는 연구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최대한 많은 관중을 대중교통으로 유인하기 위해 출구가 1곳뿐인 구일역(지하철 1호선)에 출구 1개를 더 만들고, 보행 전용로도 새로 만들고 있다.
하지만 대중교통 장려책의 실효성은 의문이다. 고척돔은 잠실, 목동구장에 비해 외진 곳이라 접근성이 떨어진다. 또 자가용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노인과 장애인, 아동 등 교통약자인 야구팬의 불만이 크다. 넥센 팬 김모 씨(33)는 “은평구 집에서 어린 딸(5)과 함께 가기에는 너무 멀어서 차 없이는 갈 수가 없다”며 “편한 주차 역시 중요한 팬 서비스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문을 연 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도 대중교통 활성화를 목적으로 주차면을 1106개만 조성했다. 하지만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근처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단속에 나설 정도로 ‘불법주차’가 심각하다.
이런 우려 탓에 서울시는 내년 2월까지 안양천 수변에 주차면 120개를 갖춘 광장을 만들기로 했다. 하지만 구로구 관계자는 “경인로 진입 차량만 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 안 되는 고척돔 주차장 증설은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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