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파워기업]<15>부각 생산업체 하늘바이오
오희숙 전통부각을 생산하는 현대식 시설의 하늘바이오 거창 공장. 경남 거창군 남상면 거창일반산업단지에 들어서 있다. 윤형묵 총괄사장은 “수출물량을 소화하려면 라인 증설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부각은 다시마 조각, 깻잎, 고추 따위에 찹쌀풀을 발라 말렸다가 기름에 튀긴 반찬. 하늘바이오가 생산하는 부각은 간식용과 안주용이다. 제철 음식을 다른 계절에도 먹을 수 있도록 갈무리했던 조상의 지혜가 고스란히 담긴 자연식품이다.
하늘바이오의 브랜드는 ‘오희숙 전통부각’이다. 파평 윤씨 종가에 시집을 간 오희숙 여사(61)는 집안 대소사를 치르며 음식솜씨가 남달랐던 시어머니(이진혜 씨·작고)로부터 부각 만드는 법을 배웠다. 상품화는 30대 중반에 시도했다. 무역회사에 근무하던 남편 윤형묵 씨(65)의 해외 지인들에게 김치나 소고기 대신 손에 들려주었던 부각의 반응이 의외로 좋은 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오희숙 명인의 전통부각을 생산하는 하늘바이오 생산 현장. 경남 거창지역 60세 이상 주부들이 얇게 자른 감자에 찹쌀 풀칠을 한 뒤 건조를 위해 정성스럽게 널고 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지난해 부각 260t을 생산하며 소비한 지역 농수산물은 800t. 오 씨는 “부각은 자연의 맛에 약간의 정성을 곁들인 것”이라며 원재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햇살에 말리고 바람으로 풀칠한 오희숙 명인 부각’이라고 홍보하는 이유다. 경남 진주와 전남 곡성 등 3개 공장에서는 60세 이상 주부 100명을 채용하며 고용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오 씨는 2009년 부각 제조·가공 분야 식품명인으로 지정됐다. 부각 명인은 한 명뿐이다. 2002년 국무총리상을 시작으로 농업인 대상, 세계특허기술전 금상, 농촌진흥청장상, 농수산식품부장관상을 받았다.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인증도 획득했다. 미국과 유럽연합, 중국에서도 생산 과정에 합격점을 줬다. 부각 관련 특허도 14건이나 된다.
하늘바이오의 매출액은 약 50억 원. 절반가량이 수출에서 나온다. 올해는 경기 위축과 메르스의 여파로 주춤했지만 내년에 매출 100억 원대 돌파를 기대한다. 2020년 매출 목표는 500억 원.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