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국민, 운동합시다]<5>스포츠클럽 고양시 청소년야구리그
지난달 31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야구장에서 열린 국민생활체육회 고양시 청소년부 야구리그 백석고와 서정고 경기에서 백석고의 이찬재(오른쪽)가 힘껏 방망이를 돌리고 있다. 선수들은 모두 즐겁게 경기를 했다. 고양=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지난달 31일 고양시 킨텍스야구장에서는 서정고와 백석고의 고양시 청소년부 스포츠클럽 야구리그가 열렸다. 국민생활체육회(국체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진국형 클럽리그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출범시킨 스포츠클럽 시군구 야구리그다. 전국적으로 성인부 8개, 청소년부와 유소년부 각 4개의 리그가 운영되고 있다. 리그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실력을 갖춰야만 한다. 각 리그에 속한 5개 팀은 나머지 팀들과 2번씩 경기를 벌여 최종 순위를 가린다. 각 리그의 1위 팀들은 11월 야구리그 최강전에 출전한다.
서정고 주장 남민우 군(17)은 고양시에서 고등부 리그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참가 신청을 했다. “5팀밖에 참가를 못 한다고 해서 서둘렀지요. 우리끼리는 야구할 공간도 심판도 없어서 대회에 출전하지 않으면 야구하기가 힘들거든요. 토너먼트 대회는 한 번 지면 바로 떨어지지만 리그전은 경기를 많이 할 수 있어서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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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학생들의 실력은 수준급이었다. 백석고의 마무리 투수 우성래 군(17)은 2이닝 동안 삼진만 5개를 잡아내며 6-4승리를 지켜 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날 기록을 맡은 김경수 고양 야구리그 운영이사(44)는 “제대로 배우지 못한 학생들이 이 정도 수준으로 던지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백석고 4번 타자로 나서 3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한 빈성훈 군(17)은 “태어나서 처음 슬라이딩을 해 봤다”며 활짝 웃었다.
학생들에게 이날의 승패는 중요하지 않았다. 전광판이 고장 나 스코어가 표시되지 않았지만 누구도 점수를 묻지 않았다. 마운드에 올라 마음껏 공을 던지고 좌우 95m, 가운데 담장 115m 크기의 야구장에서 힘껏 공을 때릴 수 있는 것 자체가 행복이었다. 경기를 지켜본 학부모 두인수 씨(47)는 “아들이 야구 연습을 하느라 PC방에도 안 간다. 이게 다 공부 아니겠느냐”며 미소를 지었다.
고양=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