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정치 ‘3대 고질병’ 고쳐라] “비례대표, 국가이익 대변해야 지역구 출마 노리면 소신 못지켜”
18대 국회 당시 통합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의 전신) 비례대표 의원을 지낸 송민순 북한대학원대 총장(사진)은 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민주당은 당시 야권연대에 매달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를 내걸었다.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다는 정당이 노무현 정부가 추진한 한미 FTA를 부정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송 총장은 당론과 달리 한미 FTA 비준을 주장했다. “내가 만약 (19대 국회에서) 지역구 의원을 하려 했다면 평소의 철학이나 소신을 (고수하지 못하고) 타협했어야 할 것이다. 장관까지 하면서 걸어온 길을 뒤집어엎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송 총장은 또 그동안 당직자나 중진 의원 등을 비례대표로 선출한 것을 두고도 “그게 누구를 대변하는 비례대표 의원이냐. 당직자는 지역구로 출마하면 된다”고 비판했다. “당 보스(대표)에게 줄을 대며 다음(선거)에 지역구 출마를 하려는 ‘징검다리용’ 비례대표 의원이 돼선 안 된다. 그 대신 능력이 입증된 사람은 현재처럼 한 번만 시키지 말고 두 번이든 세 번이든 비례대표 의원을 시켜야 한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