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양상문 감독. 스포츠동아DB
5위 한화와 3.5게임 이상 벌어진 7~9위
‘순위싸움 승부수냐, 리빌딩이냐’ 갈림길
프로야구 현장에선 ‘3경기차를 줄이려면 한 달이 걸린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한 번 벌어진 격차를 좁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한 5위권에서 다소 멀어진 하위권 팀들에 기회는 있을까.
10개 구단 체제에서 포스트시즌 제도 변화의 핵심은 바로 와일드카드 도입이다. 8개 구단 체제 때 절반인 4개 팀이 가을야구를 경험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5위까지 가을잔치에 초대하기로 했다. 5위는 무승부 한 번만 해도 떨어지는 와일드카드 경기지만, 많은 팀이 이 티켓에 혈안이 돼있다.
‘하부리그’처럼 떨어진 세 팀이 반등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29일까지 5위 한화와 7위 KIA의 격차는 3.5게임이다. 3경기차를 좁히는 데 한 달이 걸린다는 일반적 시각에 대입하면, KIA는 상승세를 탈 경우 8월말에나 5위 진입을 노려볼 수 있다.
그러나 성적은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이 과정에서 하위팀들은 고민에 빠진다. 내년 또는 더 큰 미래를 기약하면서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것인지, 아니면 끝까지 순위싸움을 이어가며 실낱같은 희망을 향해 승부수를 던질지 생각이 많아진다.
이맘때 흔히 듣는 얘기가 ‘리빌딩’이다. 그러나 떨어진 순위 탓에 그저 젊은 선수만 기용하는 것은 허울뿐인 리빌딩이 될 공산이 크다. 게다가 야구장을 찾는 팬들에게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또 구단과 현장의 생각이 다를 가능성도 있다. 당장 성적을 내야 ‘목숨’을 연명할 수 있는 감독들은 끝까지 성적에 매달린다. 반면 구단은 하루 빨리 미래를 기약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시점이 온다. 이렇게 ‘동상이몽’을 하는 팀이 벌써 등장하는 것이 현실이다.
양 감독의 말에 정답이 있다. 얇은 선수층에 무리를 해가면서 순위싸움에 매달렸다가는 다음 시즌, 아니 더 긴 시간을 고전할 수도 있다. 이제 8월초면 팀당 100경기를 돌파하게 된다. 과연 가을야구 막차 티켓에서 멀어지는 팀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