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원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환경 보호의 당위성에 앞서 어쩔 수 없이 자연환경 생태계를 훼손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고통과 삶의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지 못한 것 같다. 아마존의 숲이 파괴되어 문제이니 이를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은 있었지만 아마존 숲에서 살아야 하는 인간에 대한 이해나 대책은 미미했다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도 과거 화전민이 자연을 훼손하는 점만 봤지, 왜 그들이 화전민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나 고민은 적었다. 자연환경 생태계의 보전이든 경제 성장을 위한 개발이든, 그 한가운데는 인간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인간이 빠진 자연환경 생태계의 보전이나 개발은 의미가 없지 않을까.
최근 설악산오색케이블카 설치를 두고 환경단체와 지자체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 같다. 설악산의 환경 생태계를 보전해야 하고 산양의 서식지 파괴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환경단체의 주장도 원론적으로 옳다. 어느 누가 자연환경 생태계를 훼손하는 것을 원하겠는가. 다만 농촌지역 공동체와 인간의 문제를 우리가 놓치고 있지나 않은지 걱정이다. 설악산의 산양도 좋고 생태계도 좋지만 이 지역 주민, 즉 인간의 문제를 심도 있게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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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지역 여건하에서 양양군민들은 조금이라도 지역사회경제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충정에서 설악산오색케이블카 사업을 20여 년 전부터 추진해 왔고, 금년에 세 번째 도전하고 있다. 94%의 군민이 찬성하고 있는 사업이고 속초시, 인제군, 고성군에서도 적극 지지하고 있다. 양양군민들의 의견이 양분되어 있다면 당연히 이 사업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압도적 다수의 군민들이 한번 해 보자는 사업이다. 어떻게 해서든 농촌지역 공동체를 유지시켜 보고자 하는 지역주민들의 오랜 숙원 과제를 더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인간을 먼저 생각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윤석원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