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서 만난 ‘트웬티원파일러츠’
미국 록 듀오 트웬티원파일러츠의 조시 던(왼쪽)과 타일러 조지프가 26일 오후 경기 안산M밸리록페스티벌에서 관객들이 떠받치는 널빤지 위에 서서 북을 두드리고 있다. CJ E&M 제공
‘미친 라이브’란 풍문은 거짓이 아니었다. 무대 위는 액션 영화 촬영장을 방불케 했다. 고교 농구선수 출신인 보컬 타일러 조지프는 마이크를 들고 뛰어난 탄력으로 무대 위를 붕붕 날아다니다가 객석 뒤편에 있는 10m 높이의 조명탑 위로 기어 올라가 노래했다. 드러머 조시 던은 커다란 동작으로 폭발하듯 북을 두드리다 조지프의 건반 위로 뛰어올라가 공중제비를 돌며 착지했다.
1988년생 동갑내기 대학친구 둘이 2009년 결성한 이 팀은 환상적인 라이브로 동네 인디밴드에서 몇 년 만에 세계적 스타로 올라섰다. ‘미친 사람들처럼 공연한다’는 입소문 하나로 세계 록 페스티벌을 휩쓸더니 결국 올해 5월 낸 4집 ‘Blurryface’를 빌보드 앨범차트 1위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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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탑에 올라갔다 내려와 관객의 환호 속에 무대로 뛰어가는 타일러 조지프. CJ E&M 제공
트웬티원파일러츠의 음악은 연유와 에스프레소를 경쟁하듯 번갈아 퍼부은 커피 같다. 록, 전자음악, 레게를 뒤섞고 에미넘처럼 톡 쏘는 랩에 중독적인 멜로디 라인을 결합한다. 라면처럼 중독적인 음악을 하는 이들이 속한 음반사 이름도 ‘퓨얼드 바이 라멘(라면 먹고 힘내서)’이다.
팔뚝 가득 문신을 새기고 은행 강도 복면을 쓰거나 목과 손목을 까맣게 칠하고 무대에 오르는 둘은 뜻밖에 독실한 개신교 신자다. “미친 라이브 비결요? 파티 하지 않기. 알코올에 집착해 집중력 잃는 밴드를 많이 봤거든요. 공연 전엔 술 대신 고카페인 음료를 마셔요. 탄수화물을 충분히 섭취하고요. 조용히 쉬면서 공연 때 터뜨릴 에너지를 축적해요.”(던)
“조시와 전 둘 다 어려서부터 나가 노는 걸 장려하는 집안에서 자랐어요. 어디든 기어오르고 뭔가를 만들고…. 무대 위에서 저흰 하고 싶은 걸 할 뿐이에요. 아이로 돌아가려 노력할 뿐이죠. 과거에 우리 자신이었던, 바로 그 아이 말이에요.”(조지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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