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은 병이 아니다/마쓰모토 미쓰마사 지음/서승철 옮김/ 216쪽·1만2000원·에디터
디오반은 세계 100여 개 나라에서 판매되는 ‘블록버스터’ 혈압강하제다. 2012년 일본 내 판매액만 1조800억 원에 이른다. 72세 의사인 저자는 두 가지 사실을 강조한다. 디오반을 복용하는 환자가 저렴한 약을 먹는 환자보다 20배 이상 높은 비용을 부담한다는 것. 그리고 까닭을 밝힌 연구 발표 없이도 고혈압 판별 기준치가 8년 새 180mmHg에서 130mmHg로 50mmHg나 낮춰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머리말을 이렇게 시작했다.
“고혈압은 전혀 걱정할 게 못 된다. 그냥 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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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회사, 어용학자, 행정기관이 한통속이 돼 ‘고혈압 위험론’을 퍼뜨렸다. 아픈 증상이 없는데도 병에 걸린 것이라며 약을 먹게 한다. 고혈압증은 제약회사가 만든 허구의 병이다. 스포츠센터에 놓인 혈압측정기에 재미삼아서라도 팔을 넣지 마라.”
너무 단정적인 제언만 이어진다 싶어 살짝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지은이는 감기 환자에게 절대 약을 주지 않는다. “약을 많이 처방해 그중 하나라도 작용할 것을 기대하는 의사가 너무 많다. 감기에는 휴식이 최선이다.”
이웃나라 일일 뿐일까. “항생제는 감기 환자에게 백해무익하다. 혈압에 신경 쓰는 행위 자체가 혈압을 높이는 스트레스”라고 조언하는 의사를 만나본 기억이 있는가. 선택은 독자의 몫이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