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조범현 감독. 스포츠동아DB
“있는 사람이 더 하다더니….”
다시 생각해도 웃음이 나는 모양이다. kt 조범현(55) 감독은 2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한화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올스타전 때 삼성 류중일(52) 감독이 나를 붙잡고 ‘올해 경기가 너무 안 풀린다’고 하소연을 하더라니까. 특히 한화전에 꼬인다는 둥, 타자들이 권혁 볼을 너무 못 친다는 둥 하면서 말이야. 허허, 참.”
그렇더라도 삼성은 전반기를 1위로 마쳤고, 수년간 한화를 압도해왔다. 게다가 kt는 모두가 다 아는 최하위. 일등 감독이 꼴찌 감독에게 “힘들다”고 하소연하니, 꼴찌 감독으로선 말문이 막힐 수밖에….
조 감독은 “지금은 우리 팀이 조금 안정을 찾았지만 시즌 초반에 어땠는지 다 알잖아”라며 웃더니 “나한테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다른 팀 감독들은 올해 개막부터 2개월 동안 우리 팀을 맡아보게 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어 경험하게 해주고 싶다. 아마 그걸 경험해보면 자기 팀이 참 고마운 팀이라고 느끼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갈 것이다”고 말해 취재진의 폭소를 자아냈다.
천석꾼은 천 가지 걱정, 만석꾼은 만 가지 걱정이 있다고 하니 류 감독의 고민도 이만저만이 아닐 터. 그러나 누가 봐도 하소연할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만은 분명하다.
수원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