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이후 자살시도 140명 분석
서울 영등포경찰서 여의도지구대 112생명수호팀이 3월부터 최근까지 140명의 자살 시도자를 분석한 결과다. 분석 결과 ‘수요일 오후 10시경 생활고에 시달리는 20대 남성’이 가장 많았다. 여의도지구대는 ‘절망의 다리’로 불리는 마포대교에서 일어나는 자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월 별도의 팀을 만들었다.
연령별 조사에선 20대가 56명으로 가장 많았다. 10대와 30대가 각각 24명으로 30대 이하가 총 104명으로 전체의 74.2%였다. 남녀 비율은 비슷했다. 안영전 112생명수호팀장(39·경위)은 “젊은 세대가 취업, 결혼 등으로 고민이 많다 보니 극단적인 선택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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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대는 오후 10∼11시가 26명으로 가장 많았고, 0시∼오전 1시(16명), 오전 1∼2시(15명) 등 대부분 늦은 밤 시간이었다. 요일별로는 수요일이 27명으로 가장 많았다. 자살 시도자의 주거지역은 서울 영등포구가 가장 많았지만 멀리 경남 창원, 전남 여수 등에서도 마포대교까지 올라왔다.
112생명수호팀 경찰관들은 작성한 리포트를 바탕으로 자살 시도자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비가 오거나 흐린 날씨에 자살 시도가 많아 더 긴장해서 근무한다. 안 팀장은 “수요일 밤 홀로 고개를 숙이고 걷거나 울고 있는 사람을 발견하면 먼저 말을 건네기도 한다”며 “마포대교를 전담해 순찰하면서 지난해에 비해 자살자도 30%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여의도지구대는 새로운 희망을 안고 새 삶을 시작하도록 돕는 방법도 추진 중이다. 사채 빚에 시달리다 자살을 시도한 20대 여성에게 대한법률구조공단을 안내하면서 빚 정리를 도와주기도 했다. 우울증이 심해 두 번이나 마포대교를 찾은 여성은 구청 정신보건증진센터에서 치료받도록 해줬다. 김형렬 여의도지구대장은 “자살 구조도 중요하지만 극단적인 선택을 다시 하지 않도록 원인을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원모 onemore@donga.com·강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