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실격 처분을 받은 전 LG 투수 박현준이 2012년 3월 전지훈련 도중 귀국해 취재진에 둘러싸여 있다. 스포츠동아DB
■ 야구 불법스포츠 도박의 사례
고의볼넷 등 특정 플레이로 불법베팅 유도
ML ‘블랙삭스 스캔들’·日 ‘검은안개’ 유명
2012년 프로야구 승부조작 수사 결과가 발표되자 야구팬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야구에선 승부조작 자체가 매우 어렵고, 그나마도 상당한 규모의 선수들을 포섭해야 가능할 것이라던 그동안의 통념을 완전히 뒤집었기 때문이다. 김성현, 박현준(이상 전 LG)은 자신이 선발등판한 경기에서 브로커와 사전에 협의한대로 1회 볼넷을 내주는 방식으로 경기를 조작했다. 전체 승부를 조작하기는 힘들지만, 이처럼 경기의 순간순간 투수가 홀로 충분히 특정 플레이를 조작할 수 있음이 드러났다.
1919년 메이저리그를 큰 충격에 빠뜨린 ‘블랙삭스 스캔들’은 월드시리즈 승부 전체를 조작하기 위해 8명의 핵심 선수들이 포섭됐다. 1969년 일본프로야구를 추락시킨 ‘검은 안개’ 사건은 정상급 투수를 유혹해 그날 경기에서 패하도록 강요했다.
첫 볼넷 팀, 첫 안타 또는 홈런 타자, 두 번째 투수, 마지막 투수 맞히기 등 지금도 야구를 대상으로 한 불법 스포츠 도박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불법 스포츠 도박을 운영하는 검은 세력이 다양한 형태의 게임을 개발해 더 많은 돈을 승산 없는 게임으로 유도하면서 피해 사례 또한 급증하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