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박헌도. 스포츠동아DB
5일 두산전서 8회 역전 결승 2점홈런
“생각을 내려놓으니 노린 공 잘 보인다”
“2군 다녀오길 잘한 것 같아요.”
넥센 외야수 박헌도(27·사진)는 빙긋이 웃었다. 5일 잠실 두산전에서 4-5로 뒤진 8회초 극적인 역전 결승 2점홈런을 터뜨리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덜었다. ‘최고의 시즌’을 마주할 뻔했지만 슬럼프 아닌 슬럼프를 겪으며 악화일로를 걷고 있던 그에게 촉촉한 단비가 내렸다. 열흘간의 2군행이 큰 자산이 됐다.
그러나 주축선수들의 복귀와 함께 체력적 부담이 찾아왔다. 5월 타율 0.231, 6월 타율 0.193으로 날개 없는 추락이 이어졌고, 6월 20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시즌 첫 1군 엔트리 제외. 박헌도는 “그동안 타율을 많이 의식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기약 없는 열흘이 이어졌다. 타격폼 수정은 없었다. 다만 마음을 다잡기 위해 노력했다. 박헌도는 “타격시 생각이 많았다. 생각을 내려놓고 노린 공을 자신 있게 칠 수 있도록 많은 조언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심재학 타격코치는 1일 1군에 합류한 박헌도에게 “전광판을 의식하지 말자. 숫자는 시즌이 끝나야 기록이 된다”고 당부했다.
새 마음으로 출발한 두산과의 주말 3연전. 선발출전한 4일 경기에선 멀티히트, 5일 경기에선 결승 홈런을 터뜨리며 다시 상승세를 탔다. 그는 “타이밍이 맞아 떨어지면서 타격감을 찾은 것 같다. 경기 후반에 대타로 많이 나가는데, 득점권 찬스에서 더욱 잘치고 싶다. 타점을 올려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