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쪼그라들고 쏠림 뚜렷
미래부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4월 이후 60%대의 점유율을 유지 중이며 지난해 4분기(10∼12월)와 올해 초 10%대까지 점유율이 떨어졌던 LG전자도 5, 6월 들어서는 다시 20% 선을 회복했다. 미래부 주장만 보면 실제로 국내 제조사들 점유율이 대폭 줄어든 것은 아니다. 그런데 LG전자는 왜 뒤늦게 다시 문제를 제기했을까.
제조사들에 중요한 것은 점유율뿐만이 아닌 실질적으로 ‘돈’이 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실제 판매량이기 때문이다. LG전자로선 점유율보다 시급한 문제가 ‘LG G4’ 등 돈 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판매량 회복이기 때문에 단통법 폐지가 아닌 보조금 상한제 폐지 카드를 들고 나선 것이다. 국내 이동통신업계 및 전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2일까지 ‘LG G4’의 현재 누적 개통량은 21만 대가량이다. 올해 4월 29일 국내 시장에 출시된 이후 하루 평균 3230대가량이 개통되는 셈이다.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같은 그룹 계열사인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보다도 더 많은 양을 개통시킨 덕에 20만 대를 넘어선 것”이라며 “지원금 상한제 때문에 모든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가격이 비슷해진 상황이라 아무래도 브랜드 인지도가 더 높은 삼성, 애플로 고객들이 쏠리는 경향이 생겼다”고 했다.
이 같은 쏠림 현상은 국내 스마트폰 시장조사업체인 ‘아틀라스 리서치’의 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갤럭시S6는 4월 10일(4월 2주차) 출시 이후 딱 한 주를 제외하고 6월 넷째 주까지 매주 SKT 전용 모델이 판매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밖에 ‘갤럭시 A5’ ‘갤럭시 A7’ ‘갤럭시 그랜드 맥스’ ‘갤럭시 노트4’ 등 각종 ‘갤럭시’ 브랜드 제품군이 매주 적게는 8개 모델에서 많게는 10개 모델을 톱10 순위에 올리고 있다.
애플 아이폰6 역시 출시된 지 반년이 넘었음에도 여전히 간간이 톱10 안에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하는 상황이다. 6월 21일 현재 애플의 점유율은 13.1%. 단통법 시행 전 국내에서 애플 점유율이 5%대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단통법이 애플에 엄청난 기회를 준 것이라는 국내 업계의 반발도 틀린 말은 아닌 셈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전체 스마트폰 시장 수요가 줄었다는 제조사들의 한탄도 맞고, 경쟁력이 없는 제품들이 시장에서 정리된 것이라는 미래부 측 반박도 일정 부분 맞다”며 “어쨌든 모두에게 명확한 팩트는 단통법 도입 이후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크게 재편됐다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