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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인사이드]‘위기의 유승민’… 野도 속내 복잡

입력 | 2015-06-29 03:00:00

“국회법 재의 약속파기 실망했지만 靑이 흔드는데 우리가 가세할수야”
이종걸 “劉는 바람에 휘는 나무, 바람 곧 지나가고 나무는 그대로”




鄭의장 “1일 본회의때 국회법 재의 어렵다” 정의화 국회의장(오른쪽)이 28일 국회의장실에서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를 만났다. 정 의장은 새누리당 사정을 감안할 때 국회법 개정안을 7월 1일 본회의 때 재의에 부치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바람에 휘는 나무 같다. 곧 바람은 지나가고, 나무는 그 자리에 있을 것이다.”(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

“원내대표직을 계속 수행한다고 해도 과연 유 원내대표가 (여야) 합의안에 대해 신뢰를 담보할 수 있겠나.”(새정치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

새정치연합 원내지도부를 이끌고 있는 두 사람은 28일 기자단과의 오찬 자리에서 유 원내대표에 대한 질문에 엇갈린 답을 내놨다. ‘거부권 정국’의 핵심 인물로 떠오른 유 원내대표를 바라보는 새정치연합의 속내는 이처럼 복잡하다. 유 원내대표를 응원하기도, 그렇다고 마냥 비판하기도 어려운 처지다.

야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이후 이 원내대표는 유 원내대표에게 극도의 실망감을 느꼈다고 한다. 이 원내대표 측은 “정의화 국회의장이 내놓은 국회법 중재안 협상에서 유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재의결을 약속하며 구체적인 의원 수까지 언급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25일 새누리당은 당론으로 국회법 재의결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도 유 원내대표가 재의결을 해주기로 했다”며 중재안 협상에 반대하는 야당 의원들을 설득했던 이 원내대표로서는 매우 곤란한 처지가 된 것. 두 사람은 25일 이후 전화 통화조차 하지 않고 있다.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유 원내대표를) 원내대표로 인정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야당이 유 원내대표를 거세게 몰아붙일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한 당직 의원은 “친박(친박근혜)계와 청와대가 유 원내대표를 작심하고 흔들고 있는데 우리까지 (공격에) 가세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했다. 여기에 박 대통령의 ‘6·25 발언’ 이후 청와대와 한껏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문재인 대표도 공세의 화력을 유 원내대표가 아닌 청와대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야당이 원하는 국회법 재의결을 성사시키려면 유 원내대표와 협상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원내수석 간 채널까지 중단됐던 여야의 협상은 29일 오후 정의화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의 회동을 계기로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보이콧 장기화에 부담을 느끼는 야당은 회동을 통해 김현웅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정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한상준 alwaysj@donga.com·황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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