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고차 월든/켄 일구나스 지음·구계원 옮김/408쪽·1만4800원·문학동네
저자인 켄 일구나스(사진)도 상황이 심각했다. 미국에서 비교적 등록금이 저렴한 뉴욕주립대 버펄로캠퍼스를 다니며 마트 카트 정리, 잔디 깎기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졸업 시점인 2006년 상환해야 할 3만2000달러(약 3500만 원)의 학자금 대출만 남았다. 인문학을 전공한 저자는 기자를 꿈꾸며 전국의 신문사 인턴 자리에 지원하지만 모두 낙방한다.
저자는 이후 춥고 어두운 알래스카의 한 마을에서 모텔 청소부, 보조 조리사, 여행 가이드로 일하면서 착실하게 학자금 대출을 갚아 나간다. 멕시코 만 보호 봉사단원, 국립공원 산간 지역 관리원, 택배 배달원 등으로 3년여간 고군분투한 끝에 빚에서 자유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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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달려 알래스카로 떠날 수도 없는 한국의 젊은이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감성적인 청년들이 으레 그렇듯 호들갑스럽고 수다스럽지만 흔치 않은 경험을 익살스러운 문체로 풀어내 술술 읽힌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