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수단, ‘와일드캣’ 비리 관련 出禁
김 전 처장은 공군 중위로 전역한 뒤 1991∼2002년 프랑스 방위사업체 아에로스파시알의 한국지사장과 유럽항공우주방위산업(EADS) 수석고문 등을 지낸 뒤 2003년까지 국내 방위사업체 D사를 운영한 방산업계의 ‘마당발’이다. 2013년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차기 사장으로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김 전 처장은 방위사업체 대표와 보훈처장 등을 지내면서 국내외에 두터운 군 인맥을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범 김구 선생의 손자인 김 전 처장은 ‘병역 명문가’ 출신으로도 유명하다. 김 전 처장의 아버지는 김신 전 공군 참모총장이고, 아들(29)은 공군 중위로 전역해 지난해 7월 일가족이 병역명문가 특별상(국방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합수단은 특히 2012∼2013년 해상작전헬기 작전요구성능(ROC)이 일부 변경된 데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10년 천안함 사건 직후 합동참모본부와 방위사업청, 선행 연구기관 등에서 논의된 ROC에는 실물 평가를 바로 수행할 수 있는 시호크에 유리한 내용이 들어 있었지만 추후 와일드캣에 적합한 내용들이 추가된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단은 이 시기에 김 전 처장이 최윤희 당시 해군 참모총장(현 합참의장) 등 해군 최고위층과 접촉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2013년 1월 와일드캣이 최종 낙점된 과정을 두고도 뒷말이 나온다. 당시 군 안팎에서는 “활동 반경이 넓고 탑재 중량이 큰 시호크로 분위기가 기울다가 막판 심사 과정에서 와일드캣으로 뒤집혔다” “새 정부가 들어서기 전 급하게 결정이 내려졌다”는 등의 얘기가 돌았다.
이에 따라 당시 시험평가서를 최종 결재한 최윤희 합참의장의 소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합수단은 조만간 김 전 처장을 조사한 뒤 최 의장 소환 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다.
조건희 becom@donga.com·변종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