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도 장기관점서 접촉 늘려야
이호찬 KTB투자증권 미주법인 대표
대기업의 벤처 투자는 일반적으로 재무적인 목적보다는 사업 강화 또는 인수 대상 파악 등의 전략적 목적이 크다.
이전에는 성장 단계 벤처회사와의 파트너십을 위한 투자가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새로운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확보하기 위한 외부 연구개발(R&D) 개념의 초기 투자가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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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분야 역시 예외는 아니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핀테크(FinTech) 분야도 대기업 벤처 조직의 참여가 매우 활발하다. 지난 5년간 핀테크 벤처회사 투자 실적을 보면 상위 3개 투자자가 구글벤처스, 인텔캐피털, 씨티벤처스 등 실리콘밸리 소재 대기업 벤처 투자 조직이다.
구글벤처스는 생태계 전반의 다양한 핀테크 영역에 투자한 반면 인텔은 모바일 결제 서비스에 집중하고, 씨티벤처스는 금융 거래, 빅데이터, 보안 등 금융업 관련 영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해외 대기업의 실리콘밸리 벤처 투자 시장 진출 역시 활발하다.
오랜 기간 벤처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유럽계 기업인 지멘스, SAP와 더불어 지난달에는 항공기 제조 전문업체인 에어버스도 실리콘밸리에 1700억 원 규모의 벤처 펀드를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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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대기업의 이런 노력이 늘 결실을 보는 것은 아니다. 대기업 벤처 투자 조직의 평균 운영 기간은 1년 정도로 대기업 문화와 벤처 투자 문화의 차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한국 몇몇 대기업도 2000년대 초부터 미국 내 벤처 투자를 검토하고 개시한 곳도 있었지만 삼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단명했다. 한국의 대기업들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실리콘밸리 벤처 문화와 직접적인 접촉을 늘리고 글로벌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이호찬
KTB투자증권 미주법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