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2015년 日 청년들의 변화
일본 사회학자 후루이치 노리토시(古市憲壽) 씨는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이란 저서에서 일본 젊은이들의 변화를 소개하며 전후 첫 젊은이의 초상으로 ‘태양족’을 꼽았다.
일본 정치인 가운데 극우 중의 극우로 꼽히는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전 도쿄도지사는 23세였던 1955년 ‘태양의 계절’이란 소설책을 내놨다. 고도성장시대 초기 젊은이들의 반항심리를 그린 소설로 등장인물들은 기존 질서에 구애받지 않는 행동을 일삼았다. 젊은이들이 소설의 등장인물을 따라하며 태양족이 탄생했다. 태양족은 선글라스를 끼고 해수욕장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옷차림으로 거리를 돌아다녔다. 젊은 남녀들이 거리낌 없이 혼숙을 했고 성 관념도 문란했다.
일본은 1960년대부터 고도성장을 시작한다. 연평균 10%를 넘는 성장을 했다. 라디오와 TV가 각 가정에 보급됐다. 반항아 이미지의 젊은이 모습이 점차 사라져갔고 새로운 유형의 젊은이들이 떠올랐다.
1975년 히라노 히데아키(平野秀秋)와 나카노 오사무(中野收) 씨가 펴낸 ‘카피 체험의 문화’라는 책은 ‘캡슐 인간’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냈다. 라디오나 레코드 등 정보기기에 둘러싸인 채 개인 공간에서 빠져 사는 고독한 젊은이들을 묘사한 것이다. 이는 1970년대와 1980년대 일본 젊은이들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1990년대에는 ‘젊은이론의 종결’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족이라는 말이 흔하게 쓰이지 않았다. 2000년 들어 일본의 불황이 길어지면서 자동차 등을 잘 사지 않는 ‘소비혐오족’, 물질이나 출세에 대한 욕심을 버린 ‘사토리(さとり·깨달음, 득도)세대’ 등의 용어가 등장했다. 최근 들어서는 불황만 경험한 ‘불황세대’가 일본 젊은이들의 주류를 이루는 추세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