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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 이상 휴업에… 학교 ‘수업일수 채우기’ 고심

입력 | 2015-06-12 03:00:00

[메르스 파장]5월 단기방학에 ‘메르스 복병’ 겹쳐 겨울방학까지 줄여야 할 판
일각 “법정일수 일시 완화 고려를”




교실 소독하는 선생님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소재 초등학교의 일괄휴업령이 12일까지 연장된 가운데 11일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교실을 소독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메르스로 인한 휴업이 장기화되면서 일선 학교들이 법정 수업일수를 맞추는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일주일 이상 휴업을 한 학교의 경우 법정 수업일수를 맞추려면 여름방학은 물론이고 겨울방학까지 줄여야 할 상황이다. 초중등교육법이 규정한 초중고교의 연간 법정 수업일수는 190일이다.

올해는 정부가 권장한 봄철 관광주간 단기방학으로 이미 5월 초까지 짧게는 이틀에서 길게는 열흘까지 쉰 학교가 많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교의 90%가 단기방학을 실시했다. 이로 인해 대부분 초중고교의 올해 여름방학은 3, 4주에 불과하다. 여기에 메르스로 인한 휴업 결손까지 채우려면 가뜩이나 짧은 여름방학을 더 줄여야 한다. 나흘째 휴업 중인 서울 A초등학교 교장은 “여름방학은 학부모들의 휴가 일정과 맞물려 있어서 방학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 메르스 휴업이 길어지면 겨울방학까지 줄여서 수업일수를 채워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휴업 학교의 70% 정도가 몰린 경기도는 지난주 초반부터 휴업을 실시한 학교들이 12일까지는 휴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또 서울의 경우도 강남구, 서초구의 일괄휴업령 등으로 일주일 이상 휴업하는 초등학교가 많다. 경기도의 경우 앞으로 휴업 연장 여부는 주말 상황을 감안해 학교장이 교육청과 보건당국, 학교운영위원회 협의를 거쳐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일선 학교들은 휴업이 길어지면서 수업일수는 물론이고 과목별 수업시수가 부족해지는 점을 걱정하고 있다. 1학기 진도를 다 가르치지 못하면 기말고사 일정이나 범위까지 흐트러지게 된다. 중고교는 한 과목을 한두 학기에 몰아서 배우는 집중이수제 때문에 문제가 더 복잡하다. 1학기에만 편성된 과목은 겨울방학을 줄여봤자 2학기로 넘길 수 없기 때문이다.

일부 학교에서는 특수 상황임을 감안해 교육부가 초중등교육법 규정을 고집하지 말고 법정 수업일수를 일시적으로 완화해 달라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반면 수업일수를 줄이는 것이 해결책이 아니라 교과 진도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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