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남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원장
빛으로 정보를 전달한다는 것은 꿈같은 이야기처럼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연구진은 창의적인 발상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의 통신시장 진출에 물꼬를 텄다. LED는 1초에 300만 번이나 깜박일 수 있다. 그리고 정보를 전할 수 있는 반도체 소자를 사용한다.
연구진은 이런 특성을 이용해 LED가 깜박일 때마다 정보를 수신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현재 송수신 장치는 명함 크기만 하지만 시장이 커진다면 스마트폰 내 장착도 시간문제다. 버스정류장의 조명으로 스마트폰에 버스 도착시간을 안내하고, 지하 주차장 입구 조명으로 차량의 내비게이션을 통해 빈자리를 안내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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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연자들은 새로운 서비스에 탄성을 자아냈다. 조명을 따라 스마트폰 앱을 켜고, 내가 원하는 상품 앞에 서기만 하면 할인 쿠폰을 팡팡 쏟아냈으니 감탄할 만했다.
수만 명이 모인 경기장에서도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LED 조명만 있으면 경기를 지켜보면서 놓친 골 동영상이나 선수단 명단, 멀리 보이는 선수들의 모습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과 조명의 융합은 이동통신시장에서도 큰 혁신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주차장이나 체육관, 가로등, 공장 등의 조명은 각각의 조명제어 장치가 있어서 서로 연동이 불가능했다. 조명이 많아서 해당 조명의 스위치조차 찾기 어려운 경우가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똑똑한 조명 시스템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해 줄 것이다. 서로 다른 조명끼리 연결해 하나로 동작하도록 중앙 제어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토머스 에디슨이 백열전구를 발명한 것은 1879년이다. 조명의 역사로 볼 때 인간은 136년이나 조명을 단순히 제어하고 연출하는 데 만족해야만 했다. 정보통신기술(ICT)은 이런 조명의 세계에 혁신을 가져왔다. 자연과 유사한 빛과 색을 만들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누구나 손쉽게 조명연출가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다. 연구진이 개발한 LED 통신 기술은 ‘사회 격차를 줄일 10대 미래유망기술’로도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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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남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