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97년만의 훈장… 오바마 “늦더라도 감사 표해야”

입력 | 2015-06-04 03:00:00

1차대전 영웅에 사후 명예메달




“아무리 늦더라도 국가가 감사를 표해야 하는 이들이 있다.”

2일(현지 시간) 오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명예훈장(medal of honor) 수여식.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빛바랜 사진 속의 헨리 존슨 사병과 윌리엄 셔민 사병을 가리키며 엄숙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명예훈장은 전장에서 영웅적인 업적을 보인 군인에게 수여하는 미국 최고 등급의 훈장. 이들은 무려 97년 전인 1918년 제1차 세계대전에서 보여준 공로를 인정받아 사후(死後)에 명예 메달을 받게 됐다. 흑인인 존슨은 1918년 프랑스 아르곤에서 동료 병사와 단둘이 10여 명의 독일군에게 포위됐지만 부상을 입은 채 총칼로 육탄전을 벌여 동료를 살려냈다. 러시아계 유대인인 셔민은 같은 해 프랑스 엔마른 전투에서 기관총 공격을 피해 부상한 동료를 구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미국이 있다”며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은 ‘국가에 헌신한 당신이 누구인지 안다. 우리를 위해 뭘 했는지도 안다. 그리고 영원히 감사하다’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