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 울린 신종 티켓사기 20대 구속
공연 티켓을 팔겠다고 속인 뒤 돈만 가로채는 이른바 ‘티켓 양도 사기’가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돈을 받은 뒤 티켓을 보내지 않는 사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예매 사이트의 환불 시스템을 악용해 돈을 가로채는 수법까지 등장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구매 희망자 95명으로부터 약 1000만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이모 씨(21)를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조사 결과 이 씨의 수법은 남달랐다. 그는 티켓 예매 사이트에 ID를 개설하고 취소 시 환불받을 수 있는 자신의 은행계좌를 등록했다. 이어 광고를 보고 연락한 피해자들에게 ID와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직접 결제하게 했다. 이 씨는 피해자가 해당 ID로 접속해 티켓을 결제하고 입금하면 몰래 예약을 취소해 환불받는 수법으로 돈을 챙겼다.
국내 최대 규모의 티켓 예매 사이트인 인터파크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인터파크는 대표적인 티켓 양도 사기 수법을 공지하는 등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ID와 비밀번호를 알려준 뒤 결제를 유도하는 방식은 들어본 적이 없던 신종수법이다. 최근 피해자들에게 ‘진짜 물건을 갖고 있다’는 신뢰감을 주려고 갈수록 진화된 사기수법이 동원되고 있다”며 “특히 매진이 임박한 유명 아이돌 그룹의 공연이 범행에 자주 악용돼 어린 피해자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김재형 monami@donga.com·천호성 기자